“중1때 선수촌 들어와 영어 배울 기회없었죠”

“중1때 선수촌 들어와 영어 배울 기회없었죠”

입력 2013-03-29 00:00
수정 2013-03-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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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에서 어학연수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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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감독
현정화 감독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낯익은 학생 한 명을 만났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여자탁구 대표팀을 이끈 현정화(44) 한국마사회 감독이 휴직계를 내고 지난해 8월부터 이 대학에서 어학연수 중이었다.

국제스포츠행정가란 큰 목표를 세우고 영어 공부에 여념이 없는 현 감독은 존 매케이 센터에 대해 “운동과 공부를 동시에 가르치면서 성실함을 길러 주는 이곳의 교육 방식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감독이 이곳에서의 연수를 결심하게 된 것도 우리네 운동선수들의 열악한 사정과 관련 있다. 2011년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미디어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면서 국제 스포츠 행정에 관심을 갖게 된 현 감독은 영어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 “중1 때부터 태릉선수촌에서 생활하다 보니 영어를 배운 적이 없었다. 어릴 적부터 일대일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면 이 나이에 새로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됐을 텐데….”

현 감독은 “운동선수라고 해도 매일 10시간씩 운동한다고 더 잘할 수는 없다. 집중해서 운동하고, 나머지 시간에 공부나 인성 교육을 하면서 자신의 일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운동선수 출신들이 나중에 의사나 변호사를 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할까 의아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대한탁구협회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도움으로 USC 연수 과정을 시작했고, 자비를 들여 연수를 하고 있다고 전한 현 감독은 5월에 학기가 끝나면 한국마사회로 돌아간다. 이곳의 수업을 지켜보며 앞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도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현 감독은 “생각하는 탁구 선수를 기르고 싶다. 어릴 때부터 왜 탁구를 하는지, 왜 공부를 하는지 이해를 시켜 주면 능동적으로 탁구를 하게 되고 더 좋은 선수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 사진 로스앤젤레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3-03-2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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