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소트’에서 ‘알파고’까지…인류-인공지능 반세기 대결史

‘딥소트’에서 ‘알파고’까지…인류-인공지능 반세기 대결史

입력 2016-03-08 16:03
수정 2016-03-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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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체스 고수 ‘도발’…1997년 IBM 슈퍼컴, 세계 챔피언 꺾어

세계 최강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33) 9단과 구글의 최신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9일 맞붙는 바둑 대결은 인류 진보의 길목에서 사람과 기계가 맞닥뜨린 ‘결정적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미 체스 챔피언을 꺾은 인공지능이 바둑 최강자마저 물리칠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 따르면 게임 산업에서 인류와 인공지능의 대결이 거론된 것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8년 체스의 고수로 ‘인터내셔널 마스터’였던 데이비드 레비는 10년 안에 컴퓨터가 자신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데 1천250 파운드의 돈을 걸었다.

10년 후인 1978년 인공지능은 인간을 넘어서지 못했고 레비는 승리했다.

인공지능이 체스의 고수를 처음으로 꺾은 것은 그로부터 10년 후가 지난 1988년에 이뤄졌다.

IBM사가 만든 ‘딥 소트(Deep Thought)’는 그랜드 마스터인 벤트 라슨을 물리치고 체스 고수를 이긴 첫 컴퓨터 자리에 올랐다.

레비 역시 1989년 딥 소트에 0-4로 패배했다.

컴퓨터 인공지능은 이후 엄청나게 성장해 1996년 체스 세계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에 도전했다.

카스파로프는 1985년 이래 세계 체스챔피언 자리를 놓치지 않은 러시아의 체스천재였다.

IBM의 슈퍼컴 ‘딥 블루’(Deep Blue)는 총 6판의 대결에서 3승 2무 1패의 전적으로 졌지만 세계 챔피언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실력을 과시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1997년 5월 딥 블루와 카스파로프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초반 1, 2차전을 서로 나눠갖고 나머지 3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끝에 열린 마지막 6차전 경기에 카스파로프는 패배했다.

그는 대국 시작 후 불과 1시간이 지난 무렵 19수 만에 피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리자 패배를 선언했다.

6차전의 결과를 마감한 최종 점수는 슈퍼컴 3.5점, 인간 2.5점이었다.

딥 블루는 전미 체스챔피언의 조언을 받아 완성한 소프트웨어로 무장한데다 초당 2억 개의 행마법을 검토할 수 있는 초고속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딥 블루는 1년 전 카스파로프에게 패했던 당시 기종과 비교해 배 이상의 연산속도를 갖췄고 지난 100년간에 있었던 모든 주요 대국을 전부 기억시켜 ‘인간적’인 면모까지 더했다.

이후 세계 체스 챔피언은 줄곧 인공지능의 차지였다.

세계 체스판을 정복한 인공지능은 바둑판으로 눈을 돌렸다.

바둑은 체스보다 경기판이 넓고 헤아려야 하는 수가 어마어마해 인공지능이 도전하기 더 까다로운 영역이었다.

바둑 역시 체스와 마찬가지로 고수의 내기로부터 인공지능과의 승부사가 시작됐다.

1997년 컴퓨터 과학자이자 아마추어 최고 수준의 바둑기사였던 존 트롬프는 2011년까지 컴퓨터가 자신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데 1천 달러를 걸었다.

트롬프는 내기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2년 트롬프는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젠’(ZEN)에 1-3으로 졌다.

이후 바둑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구글은 2010년 만들어진 ‘딥마인드’(DeepMind)를 2014년 1월 인수해 인공지능 성능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구글의 노력이 결실을 봐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바둑챔피언 판후이 2단과 동등한 조건으로 겨룬 대국에서 5대 0으로 승리했다.

알파고는 최초로 인간 프로기사를 꺾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알파고는 여세를 몰아 10여 년간 세계 바둑의 최강자로 군림한 이세돌과 9일 대국을 펼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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