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팀 실태
검찰이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화 계열사에서 정보수집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에 대해 수사에 나서면서 기업체 ‘대외 협력 업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이 9일 서울 중구 한화 본사내 한화S&C 직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한화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전에 대관 업무를 했던 대기업 직원 A씨는 “적게는 5명 안팎이 팀을 이뤄 업무를 맡는데 일의 성격상 고위급을 만나야 고급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임원급이 대거 대관 업무를 맡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감 때 의원들로부터 심하게 지적받은 후에 뒤늦게 기자 출신 등 정보 파악에 빠른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 대관 업무를 맡기는 기업들도 많다.대관 업무를 맡고 있는 대기업 직원 B씨는 “평소 일주일에 한 번 임원회의 때 최고경영자(CEO)에게 제출할 정보보고를 A4 용지 1장에 정리해 제출한다”면서 “국감 때 CEO가 증인으로 채택된다거나 검찰이 비자금 의혹 관련 내사에 들어갔다는 특A급 정보는 절차 없이 임원을 통해 CEO가 알 수 있도록 해 바로 특별 대응팀을 꾸리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 대관 업무자 이외에도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기관에서 파견 나온 이들끼리 정보를 취합하면서 이들 사이에 정보 주고받기도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찌라시’(정보지)는 증권시장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업의 주가와 관련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기업, 주로 증권사의 대관 업무 담당들이 모여 정보팀이 구성되면 1주일에 한두번 정도 모인다. 정보팀원들은 ‘주고받기’(give and take) 원칙에 따라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정보지를 만들어 공유한다. 따라서 자사에 유리한 정보나 경쟁사에 흠집이 되는 정보 등을 중심으로 일부만 맞는 정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사방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왜곡과 과장도 더해져 정보지는 ‘아니면 말고’ 식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12-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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