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배변 약으로 뚫으려다 합병증 생길 수도

막힌 배변 약으로 뚫으려다 합병증 생길 수도

입력 2014-04-28 00:00
수정 201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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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에 맞는 변비약 복용하세요

10년 넘게 만성변비에 시달려온 송모(여·32)씨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변비약을 먹어도 일주일에 한 번 배변하는 게 힘들어졌다. 초기에는 식이요법만으로 변비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약도 잘 듣지 않고 오히려 증상이 심해졌다. 송씨처럼 심한 변비 환자의 경우 약국에서 무작정 변비약을 사서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증상이 더 악화되거나 2차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만성변비가 있다면 무작정 변비약을 구입하기보다 자신의 증상에 맞는 치료제가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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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된 변비 치료제 종류는 160여 가지에 이르며 이 중 80%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종류가 많은 만큼 환자가 일일이 성분을 확인하기도 힘들다. 자극적인 제재가 많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장의 운동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일반의약품은 부피형성 하제, 삼투성 하제, 자극성 하제로 나뉜다. 부피형성 하제는 약에 포함된 식이섬유가 변의 부피를 부풀려 장벽에 자극을 줘서 배변을 돕는 약제다. 초기 변비 환자에게는 적합하지만 복용 시 복부 불편감이나 복무 팽만감, 복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심한 변비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삼투성 하제는 대장 내의 수분 함량을 높인 뒤 변을 묽에 만들어 배변 활동을 돕는 약제를 말한다. 팽창성 하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주로 추천하는데 대장 협착 또는 대장 폐쇄 환자의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치료제 중 가장 많은 변비약은 자극성 하제다. 자극성 하제는 복용 시 위나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대장에 바로 전달돼 대장 근육신경을 직접 자극함으로써 배변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약 후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지만 그만큼 남용하기 쉽다. 일부 자극성 하제의 경우 장기 복용시 장 점막에 색소가 침착돼 장이 검게 변하는 대장 흑색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대장 내 수분과 전해질 손실, 장 무력증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단기간 복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변비 환자는 장의 수축이완 운동을 촉진시켜 배변활동을 유도하는 ‘세로토닌 4형(5-HT4)수용체’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 수용체 활동을 개선해 장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유형의 약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태희 순천향대학교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환자 대부분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을 선호해 약국에서도 자극성 하제를 많이 권유하는 데다 2~3가지 약을 혼합해 파는 경우도 있어 합병증 우려가 크다”면서 “변비 증상이 6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4-04-2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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