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대통령’ 차은택과 미국 대선에 공통점이 있다?

‘문화계 대통령’ 차은택과 미국 대선에 공통점이 있다?

오세진 기자
입력 2016-11-09 14:57
수정 2016-11-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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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과 트럼프에게 공통점이 있다?
차은택과 트럼프에게 공통점이 있다?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의 최측근 차은택(왼쪽)씨와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연합뉴스·AP연합뉴스


현 정부의 ‘비선 실세’ 행세를 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전직 CF감독 차은택(47)씨가 중국 도피 생활을 접고 지난 8일 밤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국정농단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차씨의 모습과 공화당의 도널프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한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통점이 있다는데, 과연 무엇일까.

9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차씨의 귀국과 미국 대선 사이에는 “공통점이 100가지가 넘는데, 3가지만 꼽아볼까 한다”면서 세 가지 공통점을 차례대로 언급했다.

첫 번째 공통점은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김 평론가는 ‘역사상 가장 추잡한 선거’라는 혹평을 받는 제45대 미국 대선이 전개된 양상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미국 대선부터 볼까요. 대선 레이스가 597일이었는데, 클린턴과 트럼프 공약 중에 기억나는 게 있습니까? 최소한 미국의 대선이라면, 공약이나 감동적 장면이나 이런 게 남아야죠. 평화, 인류번영, 미국의 가치, 이런 건 하나도 기억에 안 남고 오직 막말, 추문만 남았습니다. 트럼프는 막말에 음담패설에다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폭로하는 장면만 기억에 남죠. 클린턴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세 직후 쓰러지는 장면, 이메일 스캔들로 FBI(미 연방수사국)에 출석했을 때 뇌진탕 탓을 하면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을 39번인이나 하는 장면만 떠오르는데요. 이 이전투구가 미국 대통령 선거 맞나 싶습니다.”

이어 김 평론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문화융성’이 껍데기만 남은 구호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 문화대통령 차은택씨 기억나는 건 뭐가 있죠? 박근혜 정부 내내 창조경제, 문화융성하겠다, 이렇게 입에 침에 마르도록 외쳤는데요. 결과적으로 남은 게 뭐가 있나요. 늘품체조? 문화융성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문화인들의 통곡 소리만 남았는데요. 과연 차은택이 문화대통령이 맞긴 했나 싶은 겁니다.”

김 평론가가 두 번째로 지적한 공통점은 ‘우리나라와 미국이 200년 전으로 퇴행했다’는 점이다. 그는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차례 “대선에 패배하면 불복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면서 “트럼프 지지자들도 이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27%가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응답(뉴욕타임즈- CBS 공동여론조사)했는데, 이게 어디 21세기 민주주의 모델국가 미국에서 일어날 일입니까? 갱단과 약탈자가 등장하는 서부개척시대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평론가는 “차은택 국정농단 의혹(을) 보면, 마치 봉건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권력자 맘대로 빼앗고, 일개 광고감독이 정부의 문화창조융합 예산 7000억원을 떡 주물르듯 하고, 청와대 수석이란 사람과 광고사 강탈하려고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라면서 “이런 힘을 이용해서 대기업에서 광고 일감을 몰아받았다. 그러고 보면 미국은 서부개척시대로, 우리는 봉건시대로 퇴행한 셈”라고 밝혔다.

‘수습이 참 쉽지 않다’가 세 번째 공통점이다. 김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국 대선이나 최순실 게이트, 문화계 농단 의혹. 이거 의외로 상처가 깊어서 수습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미국 대선을 보면요. 온갖 반목과 질시, 비난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상대방 후보를 깎아내리기에 급급했고, 나라는 두동강이 났습니다. 몇 시간 뒤면 미국의 45대 대통령의 윤곽이 드러날 텐데요. 과연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런 갈등, 반목이 치유될 수 있을까요?(후략)”

“차은택의 국정농단은 또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나온 건 새발의 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은택씨의 수많은 혐의 중에 반도 안 벗겨진 상태인데요. 유진룡 전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현처럼 ‘숨어 있는 바퀴벌레들, 차은택의 사람들, 그 밑에서 찌꺼기 주워먹던 사람들’ 혐의까지 나오면, 파문은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겁니다. (중략) 미개한 국가 이미지, 국제적 망신, 이 상처받은 자존심, 이게 쉽게 치유, 회복될 수 있을까요?”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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