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사저 일반 공개… 밀짚모자 쓰던 소박한 흔적 고스란히

봉하마을 사저 일반 공개… 밀짚모자 쓰던 소박한 흔적 고스란히

강원식 기자
입력 2016-05-01 22:58
수정 2016-05-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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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서거 7주기… 이달 주말 시범 공개

한옥 구조… 서가·사진·안경 등 유품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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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관람객들이 마당을 둘러보고 있다. 사저는 이날 처음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뒤 서거 때까지 1년 3개월 동안 살았던 봉하마을 사저가 1일 일반에 공개됐다. 2008년 2월 노 전 대통령 귀향 당시 보수 진영에서 ‘아방궁’이라고 비난했던 이곳은 4개 공간이 복도로 연결된 ‘소박한’ 모습이었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7주기를 맞아 사저를 5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일요일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날 일반 공개에 1시간 앞서 오전 10시 언론에 먼저 문을 열었다.

2008년 3월 완공된 사저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뒷산 자락 4265㎡(1290평) 부지에 정남향으로 자리해 있다. 전체 건축면적은 595㎡(180평)로, 이 중 경호·비서 직원들이 사용하는 국가 소유 경호동이 231㎡(70평)다. 고 정기용 건축가는 사저를 채광과 통풍이 잘되는 한옥 구조로 설계했다. 나무와 강판 등을 재료로 삼았다.

대문을 들어서면 현관까지 돌계단 18개가 완만하게 설치돼 있다. 건물은 크고 작은 나무와 꽃이 있는 정원에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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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사저 사랑채 한쪽 벽에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쓴 ‘사람 사는 세상’ 액자가 걸려 있고 아래에 큰손녀의 낙서가 남아 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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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사저 안채 책상에는 노 전 대통령이 쓰던 안경과 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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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故 노대통령 마지막 공간까지 시민 곁으로 생전에 즐겨 읽던 책이 빼곡히 꽂힌 책장을 배경으로 노 전 대통령이 쓰던 밀짚모자가 눈에 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현관에 들어서면 오른쪽에서 사랑채 공간이 손님을 맞는다. 노 전 대통령이 손님을 맞이하거나 보좌진 등과 식사를 했던 곳으로, 전망이 가장 좋은 공간이다. 동편에 나 있는 창문에는 봉화산과 사자바위, 부엉이바위가 펼쳐져 4쪽 병풍 같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창으로 봉화산을 보거나 자신이 토굴을 짓고 공부했던 과수원을 풍경화처럼 감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방엔 고 신영복 선생이 쓴 ‘사람 사는 세상’ 액자가 걸려 있고 액자 아래 벽에는 노 전 대통령의 큰손녀 서은양이 연필로 그린 낙서가 그대로 남아 있다. 다른 쪽 벽에 걸린 취임식 사진은 취임식에 초청받지 못한 한 해외교포가 근처 높은 빌딩에서 촬영해 보관하고 있다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기증한 것이다.

안채는 거실과 침실로 나뉘어 있고 거실에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하고 서거 직전 유서를 작성했던 컴퓨터와 모니터 2대가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다. 거실 왼쪽 서재에는 책 1000여권이 꽂힌 책장과 노 전 대통령이 시민들을 만날 때 썼던 밀짚모자도 걸린 옷걸이가 있다.

사저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 남양주시에서 친구들과 왔다는 김시은(62)씨는 “대통령의 생전 모습과 정취가 느껴져 마음이 찡하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측은 이달 시범 개방에 이어 1~2차례 시범 개방을 더 한 다음 상시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양숙 노 전 대통령 부인은 사저를 개방하기 위해 재단 측에 기부한 뒤 사저 인근에 개인 주택을 지어 지난해 11월 이사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6-05-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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