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걸린 여성 성추행한 경찰 간부
음주 단속에 걸린 30대 여성 운전자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입을 맞추려 한 경찰 간부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서울 강남경찰서는 1일 뇌물요구 및 강제추행 혐의로 이 경찰서 소속 A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위는 지난달 16일 오전 3시 40분쯤 강남 차도에서 불법 유턴을 하던 디자이너 B(33·여)씨를 적발했다.
술에 취한 상태였던 B씨는 A 경위에게 읍소했다. 당시 음주 감지기만 갖고 있던 A 경위는 B씨의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경찰서에 도착한 뒤에도 B씨가 사건 무마를 애원하자 A 경위는 돌변했다. 경찰서 내 교통정보센터 앞 비상계단으로 B씨를 데려간 A 경위는 강제로 포옹하고 입을 맞추며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단속 무마 대가로 B씨에게 500만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경위의 행동은 사건 5일 뒤인 지난달 21일 강남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제보되면서 드러났다. A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500만원을 요구한 사실은 부인했지만 성추행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당시 불법으로 유턴하고 신호를 위반했지만 혈중알코올농도는 0.05% 미만으로 훈방 조치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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