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00일 앞두고 발표 의문… 일부 “수사당국 무능함 보여줘”
22일 수배 중이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전남 순천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둔 시점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는 정부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단원고 희생자의 아버지 나병만(47)씨는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또 수사를 얼버무리고 문제를 덮으려는 것 아닌가 해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 앞에서 9일째 단식 농성을 하는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와 희생자 가족들은 유씨 사망 소식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한 희생자 아버지는 “참사 100일을 앞두고 유병언 사망 소식을 알리는 것이나, 시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을 만큼 부패됐다는 것이나 누가 이 말을 믿을 수 있겠냐”면서 “더 이상 이런 소식에 관심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명선(43)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검·경이 집중 수색을 하고 있다고 발표해 왔으나 형식적인 수색에 지나지 않았다. 또 한 번 수사 당국의 무능함을 국민들에게 보여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07-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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