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지역예술인 도움으로 폐업위기 극복하고 새단장
커피 문화의 변화로 쇠락의 길을 걸어오다가 폐업 위기를 맞았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 중 하나인 전북 전주 ‘삼양다방’이 새단장한 모습으로 오는 21일 다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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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바뀐 삼양다방 건물
지난해 6월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던 국내 최고령 전주 ’삼양다방’이 새단장을 마치고 오는 21일 다시 문을 연다. 전주 구도심의 한옥마을 끝 자락에 자리한 삼양다방은 1952년 문을 연 뒤 올해로 개업 63년을 맞았다. 삼양다방은 진주 흑백다방(1953년 개업)과 서울 학림다방(1956년 개업)과 더불어 국내 다방 역사의 산 증인으로 알려졌다. 자칫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추억의 문화사랑방인 삼양다방은 새 건물주인 최인욱씨의 후원과 지역 문화예술인의 노력으로 옛 모습을 되살려 새로운 문화관광 ’핫 플레이스’가 됐다. 사진은 새단장 전 삼양다방(왼쪽)과 새롭게 바뀐 삼양다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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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구도심의 한옥마을 끝 자락에 1952년 문을 연 삼양다방은 경남 진주 흑백다방(1953년 개업)과 서울 학림다방(1956년 개업) 등과 더불어 국내 다방 역사의 산 증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변화한 다방 문화 등으로 삼양다방은 경영난을 겪어오다 세들어 있던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지난해 6월 영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었다.
자칫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추억의 문화사랑방인 삼양다방은 다행히 새 건물주인 최인욱씨의 후원과 지역 문화예술인의 노력으로 약 1년 만에 옛 모습을 되살려 새로운 문화관광 ‘핫 플레이스’로 다시 선보이게 됐다.
삼양다방 복원 작업은 전주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11월 삼양다방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이후 올 3월 ‘삼양다방운영위원회’(위원장 이수영)가 발족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위원회는 삼양다방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시민과 관광객에게 널리 알리고 예향(藝鄕)의 도시 전주를 부각시키는 데 복원의 의미를 뒀다.
또 다방 문화의 역사 속 생활적 가치를 살리고 젊은 세대와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창조적 거점 역할을 하도록 삼양다방을 복원했다.
새롭게 단장하고 문을 여는 삼양다방은 근대와 현대의 만남이 적절히 조화된 형태로 운영된다.
주 메뉴는 설탕·크림이 들어간 ‘다방커피’를 중심으로 계란 노른자를 띄워 먹는 ‘쌍화탕’, 오미자 화채, 미숫가루 등이다.
위원회는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리고자 최근까지 삼양다방을 운영한 이춘자 사장의 도움을 받아 집기류와 전시품 등도 그대로 사용해 내부장식을 마쳤다.
또 삼양다방과 함께 들어서는 ‘전주영화소품창고’는 영화 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주영화소품창고에서는 무료영화가 상영되고 ‘역린’, ‘그림자 살인’, ‘7번방의 선물’, ‘조선미녀삼총사’ 등 전북에서 촬영·제작된 영화 소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수영 위원장은 “삼양다방은 6·25 이후 피란민으로 내려온 연예인들과 지역 언론인, 예술가의 사교공간으로 성업했고, 한때는 ‘싸롱 세라노’ 등 음악 애호가들의 모임장소로도 활용됐다”며 “60∼70년대에는 젊은이들의 데이트 공간, 최근에는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세월 전주의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이자 근현대 추억을 안고 있는 삼양다방이 일상 속의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며 “다방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 모두는 지역 문화예술활동과 공익사업에 전액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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