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 찐다는 감미료 넣은 제품 흰 설탕 90% 들어간 과장 광고
제품 이름에 ‘웰빙’ 이미지를 부각시켜 비싸게 팔고 있는 기능성 식품들의 과장 광고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품 이름과는 달리, 성분비를 살펴보면 해당 성분이 소량에 불과하지만 마치 전부인 것으로 포장하는 업계의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일로스 설탕의 다이어트 효과가 사실상 일반 설탕과 비슷하지만 가격은 일반 설탕의 2배를 웃돌았다.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CJ의 자일로스 하얀 설탕은 1㎏당 3300원에 판매돼 1590원에 팔리고 있는 같은 회사의 일반 설탕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쌌다. 자일로스 갈색 설탕은 1㎏당 3230원으로 이 회사의 갈색 설탕(2050원)보다 60% 이상 비쌌다. CJ 관계자는 “D-자일로스의 당도가 설탕의 60%밖에 되지 않아 설탕 맛과 D-자일로스의 기능성을 함께 살리기 위한 최적의 배합비를 찾은 것”이라고 밝혔다.
올 초에는 헛개나무 열매 농축액과 검은 콩 등 해당 성분이 0.1~0.5%만 포함됐지만 다량 함유된 것처럼 포장한 제품들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오렌지를 저온에서 가공해 오렌지 본연의 성분과 맛을 살린 제품으로 알려진 ‘콜드’ 등 비가열 주스도 실상 일반 오렌지 주스보다 열량이 높고 당류도 많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격은 일반 오렌지 주스보다 66%나 비쌌다. ‘비타민’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넣은 음료 제품도 실제 포함된 비타민의 양은 하루 권장량에 크게 못미쳤다.
소비자단체들은 제품 이름에 원재료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혜연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연구소 부장은 “소비자들이 오인할 우려가 있으므로 (기업들이) 자제해야 한다”면서 “예전에 ‘바나나우유’를 ‘바나나맛 우유’로 제품 이름을 바꾼 것처럼 성분 함유량이 적거나 다른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정확한 정보를 담은 제품 이름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3-08-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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