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 ‘목선 실종사건’ 한 달… 당시 무슨 일이?

경남 사천 ‘목선 실종사건’ 한 달… 당시 무슨 일이?

입력 2013-01-09 00:00
수정 2013-01-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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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망·실종… 다른 선박과 충돌 추정, 물증 없어 진상 규명 난항

지난해 12월 경남 사천 앞바다에서 발생한 목선(木船) 사고의 진상이 한 달 가까이 밝혀지지 않아 유가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경남 남해군 대초도 서쪽 1.1마일 해상에서 김모(53·여)씨가 숨진 채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인근을 수색하던 해경이 발견했다.

김씨는 하루 전인 14일 새벽 남편 박모(59)씨와 함께 사천시 마도에서 2.32t 목선을 타고 출항했다.

통영해경은 이 목선이 귀항하지 않는다는 김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서 김씨를 발견했다.

해경은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목선과 박씨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수색작업에 함정 43척, 민간어선 17척, 헬기 3대, 구조대 16명, 민간 잠수부 3명, 어군탐지기와 소나 장비가 설치된 선박 2척이 동원됐다.

해경은 이 목선이 규모가 큰 선박과 충돌해 침몰한 것으로 보고 가해 선박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시 해상의 날씨가 비교적 좋은 편이었고 사고 장소로 추정되는 해역에 선박 왕래가 빈번해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해경은 마산지방해양항만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자료를 토대로 사고 해역을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선박을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 조사결과 이 선박은 870t급 바지선으로 당시 예인선 1척과 함께 선박 블록 2개를 싣고 경남 고성에서 사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해경은 이 선박의 선장 등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벌였으나 이들은 목선 충돌 등 혐의를 부인했다.

수색이 장기화한 가운데 유가족은 수소문 끝에 당시 사고 장면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찾았다.

이 영상을 보면 화면 윗부분 왼쪽과 오른쪽에서 각각의 불빛이 서로 향해 다가오다가 갑자기 오른쪽 불빛이 꺼진다.

이어 왼쪽 불빛 앞에서 서치 라이트로 추정되는 밝은 빛이 켜지고 이 형체는 오른쪽으로 계속 이동하며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유가족은 이 장면이 바지선과 목선이 충돌한 상황을 보여준다며 최초 등장하는 두 개의 불빛이 각각 가해 선박과 피해 목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화면만으로는 선박의 정확한 형체 등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가해 선박을 지목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해경은 밝혔다.

게다가 해경이 사고 해역 인근에서 수거한 목선의 선체로 추정되는 잔해와 바지선 앞부분 타이어에 묻은 페인트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대조했더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뚜렷한 물증이 없는데다 가해 선박으로 의심되는 바지선 선원들도 충돌 사실을 부인해 사고원인 규명이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경은 유가족이 찾은 CCTV 영상에 기대를 걸고 지난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에 영상 분석을 의뢰했다.

해경은 오는 10일 관련 선원 전원을 불러 다시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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