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만 있고 진실은 덮었다… 부러진 檢

진술만 있고 진실은 덮었다… 부러진 檢

입력 2012-02-22 00:00
수정 2012-02-2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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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수사’ 의혹만 증폭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돈 봉투 사건의 수사는 엄청난 폭발력을 확인하지 못한 채 끝났다. 검찰은 “피의자나 주요 참고인 조사에서 만족스러운 진술이 없었다.”는 설명으로 사건을 정리했다. 47일간 정치권을 뒤흔들었지만 박희태 국회의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불구속기소했을 뿐이다. 물론 현직 사퇴를 끌어내기도 했다.

검찰은 박 의장 측이 돈을 건넨 의원과 관련, 돈 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새누리당 의원만으로 결론냈다. 박 의장은 지난 14일 사퇴 회견에서 “약간 법의 범위를 벗어난 여러 가지 관행들이 있어 왔던”이라며 돈 봉투를 돌린 사실을 시인했다. 또 박 의장 캠프에서 일한 ‘검은 뿔테 안경의 남성’인 곽씨로부터 돈 봉투를 직접 받은 고 의원실 전 여비서 이모씨는 “쇼핑백에 같은 봉투가 여럿 들어 있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구속기소된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으로부터 돈 봉투 살포를 지시받은 구의원들은 순번이 매겨진 당협위원장의 명단을 받았던 터다. 고 의원에게만 돈 봉투를 돌렸을 리가 만무했지만 검찰의 수사는 “진술에 구체성이 결여됐다.”며 고 의원선에서 멈췄다.

검찰은 ‘검은 뿔테 안경의 남성’인 곽씨 이외의 다른 돈 봉투 전달자를 찾아내지 못했다.새누리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곽씨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받아 자신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그러나 검찰은 다른 돈 봉투 전달자의 존재까지 접근하지 못했다. 안 위원장이 구의원들에게 전달한 2000만원의 출처를 확인하지도 못했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에서 공성진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전대 당시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돈 봉투를 돌렸고, 박 의장과 공 전 최고위원이 공동 캠프를 운영하며 공조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사실관계를 규명하지 않았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2-02-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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