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 작별 인사할 시간 허락받아 감사”

“누구보다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 작별 인사할 시간 허락받아 감사”

입력 2011-12-27 00:00
수정 2011-12-27 00: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췌장암 ‘시한부’ 선고받은 강영우 박사 이메일

“누구보다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을 살아온 제가 이렇게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허락받아 감사합니다.”

●아내와 마지막 순간 보내려 퇴원

이미지 확대
강영우 박사 연합뉴스
강영우 박사
연합뉴스
시각장애인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장애위원(차관보급)을 지낸 강영우(68) 박사가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지인들에게 생애 마지막이 될지 모를 이메일을 보냈다.

성탄절에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게 된 것은 이달 초 갑작스럽게 췌장암 진단과 함께 ‘한 달여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선고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생애 마지막 시간을 아내와 보내기 위해 지난주 퇴원한 강 박사는 이메일에서 “여러분이 저로 인해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길 바란다.”며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인사드려야 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점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강 박사는 “아내와 함께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온 지 40년이 다 돼 간다.”면서 “우리 부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두 아들이 미 주류사회의 리더로서 아버지보다 훨씬 훌륭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아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큰아들 진석씨는 30만번 이상 백내장 굴절 수술을 집도해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2011년 최고 슈퍼닥터에 뽑혔고 둘째 진영씨는 지난 10월 미 대통령 선임법률고문이 돼 2대째 백악관에서 일하고 있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지만…”

강 박사는 중학 시절 외상으로 실명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연세대 문과대를 졸업한 뒤 1972년 도미, 피츠버그대에서 교육전공 박사 학위를 취득해 한국인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가 됐다. 강 박사는 “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는 현실”이라며 “여러분들로 인해 저의 삶이 더욱 사랑으로 충만했고 은혜로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12-27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