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부터 윤석열까지 8명 당 명칭 달랐다
‘1당 1대통령’, ‘대권 무덤 경기도’ 징크스 깨져
‘10년에 단 2명만 대통령’ 징크스는 여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1대 대선에서는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에서 유명한 ‘징크스’가 여럿 깨졌다. ‘같은 이름을 가진 한 개의 당에서는 한 명의 대통령만 나온다’, ‘경기지사는 대권의 무덤’ 등은 더이상 유효한 공식이 아니다.
6공화국 이후 같은 이름을 가진 정당에서 단 한명의 대통령만 배출한다는 징크스가 마침내 깨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8명의 대통령은 모두 소속된 정당의 명칭이 모두 달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처음으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됐다.
‘경기지사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는 징크스 역시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사라지게 됐다.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를 이끄는 경기지사는 늘 ‘대권 잠룡’으로 꼽혔지만, 이인제·손학규·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과 맞붙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역시 경기지사 출신이었던 만큼 경기지사는 서울시장처럼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핵심 요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신문사 스튜디오에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표시되고 있다. 오장환 기자
한편 이번 대선에서 여전히 깨지지 않은 징크스도 있다. 출생 연도를 기준으로 10년마다 2명에게만 대통령 자리가 허락된다는 명제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그동안 1910년대 출생인 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1920년대 출생인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1930년대 출생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1940년대 출생인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1950년대 출생인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한 세대에서 단 두 명씩만 대권을 차지해 왔다. 1960년 출생인 윤 전 대통령에 이어 1963년 출생인 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 징크스는 깨지지 않았다.
고위 관료 출신 후보는 대선 중간에 낙마한다는 징크스는 이번 대선도 피해 가지 않았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지난 17대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한 것을 바탕으로 ‘대망론’의 주인공이 됐지만 지지율 부진 끝에 결국 중도에 포기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도 사무총장직 퇴임 이후 귀국해 19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대권 행보를 시작했으나 여러 논란에 휩싸이자 불과 20일 만에 대권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역시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이후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며 대권 주자로 떠올랐지만 국민의힘의 강제 후보 교체 논란 끝에 중도 낙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지닌 피로 워싱턴DC 임시 연방검사장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대한민국 대통령은 반대의 정치적 진영에 있는 미국 대통령과 임기 대부분을 공유한다는 징크스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와 대부분 겹친 데에 이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임기 전반을 공유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임기 내내 함깨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기 시절과 임기가 중복됐다. 이후 정권이 교체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권했지만 미국 역시 정권이 교체돼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들어섰고, 이번 대선에서 새로 선출된 이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의 2기를 마주하게 됐다.
보수 계열 정당과 진보 계열 정당에 모두 몸담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 이외에 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까지 진보 정당에서만 ‘재수 대통령’이 나온다는 징크스도 이어진다. 한편 김종필·이회창 전 국무총리와 이인제 전 경기지사 등 보수 진영 인사들은 두 차례 이상의 도전에도 끝내 대통령 당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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