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총리실 방침엔 불만… 확전은 자제

감사원, 총리실 방침엔 불만… 확전은 자제

입력 2013-01-25 00:00
수정 2013-01-25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4대강 감사’ 충돌 모양새 부담

4대강 살리기 사업 2차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17일 이후 감사원은 연일 사면초가에 빠진 분위기다. 1차 감사와 반대되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적잖은 진통을 각오하긴 했으나, 후폭풍이 예상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24일 감사원 내부에서는 “어느 시점에, 어떤 감사 결과를 내놓았든 (4대강 문제는) 시비가 붙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총리실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은 하지 못했다”며 난감해했다. 전날 총리실은 정부 차원에서 4대강 사업 전반을 재검증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총리실과 정면대결 모양새로 비치는 게 부담스러우면서도 감사원은 총리실의 방침에 불만이 많다. 한 관계자는 “총리실 쪽에서 4대강 사업 전반을 다시 검증하겠다는 것이지, 이번 감사 내용의 사실 여부를 재확인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라고 했다”면서도 “결국 우리 쪽 감사 결과를 어떤 식으로든 저울질해 보겠다는 얘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인사는 “감사 결과 자체에 이의제기를 하고 나온다면 감사원법에 따라 재심의 등 공식절차를 밟겠지만, 4대강 사업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총리실) 입장에는 달리 공박할 논리가 없다”며 “향후 총리실의 움직임을 지켜볼 뿐 다른 방도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국가기관 간의 권한 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정부의 반박 발표가 감사원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는가 하면 “정부도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반박할 수 있다”고 보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현직 감사원장의 대결구도로까지 비화되자 양측은 일단 확전을 자제하려는 분위기여서 앞으로도 정면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현 정권의 임기가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총리실이 재검증 작업을 서두른다 해도 공은 이미 새 정부 쪽으로 넘어간 셈”이라고 말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2013-01-25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