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로컬푸드 시대] ‘로컬푸드’ 해외에선

[커버스토리-로컬푸드 시대] ‘로컬푸드’ 해외에선

입력 2013-06-01 00:00
수정 201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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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내의 생산물만 먹자” 美·加 100마일 다이어트운동 伊 ‘슬로푸드’도 비슷한 개념

“굴뚝 연기가 퍼져나가는 범위 안에서 마셔야 가장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흔히 들어봤을 말이다. 맥주나 와인을 품평할 때 나오는 말인데, 아무리 잘 만들어봤자 신선함을 당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맛 좋다고 굴뚝 바깥으로 운반하기 시작하면 이미 첨가물이 들어가기 마련이고 이동하는 데 따른 각종 환경오염까지 일어난다는 의미다. 로컬푸드 운동의 뿌리도 여기에 있다. 근처 동네에서 재배한 신선한 음식을 그때그때 섭취하는 게 먹는 사람에게도 좋고, 주변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과 캐나다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이다. 100마일은 대략 160㎞. 그 정도 범위 내에서 생산되는 음식만 먹자는 것이다. 캐나다의 한 부부가 시작한 이 운동은 거대 농업 회사들이 기계적으로 대량생산한 농산물 대신 인근 지역 공동체 주민들이 생산한 것을 먹자는 운동이다. 그래서 음식 재료도 100마일 안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빵을 구워 먹는다면, 그 빵의 재료인 밀가루가 100마일 안에서 생산되어야 하는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뻗어나간 슬로푸드도 비슷한 개념이다. 미국식 패스트푸드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대량 생산된 식재료를 이리저리 한꺼번에 뒤섞은 싸구려 음식 대신, 그 지역에서 재배한 재료들을 가지고 재료 자체의 맛을 살려내면서 천천히 요리해 먹자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산지쇼(地産地消) 운동이 있다. 말 그대로 지역에서 생산해서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것이다. 1970년대에 등장했고 1980년대부터 일본 정부가 농촌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널리 퍼뜨렸다. 우리나라의 신토불이가 우리 땅에서 난 게 우리 몸에도 좋지 않겠느냐는 감정적 호소에 기반한 캠페인에 가깝다면, 일본의 지산지쇼는 생산자협동조합 구성이나 직판장 강화, 학교급식과의 연결처럼 실제적인 편의성이 더 강조되어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6-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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