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김윤식 “작가는 쓸 수밖에, 비평가는 읽을 수밖에”

평론가 김윤식 “작가는 쓸 수밖에, 비평가는 읽을 수밖에”

입력 2015-10-14 07:38
수정 2015-10-1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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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평론집 ‘내가 읽은 우리 소설’ 출간

”작가는 쓸 수밖에 없다. 비평가는 읽을 수밖에 없다. 그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평생을 한국문학과 함께 해온 원로 국문학자 김윤식(79)의 평론에 관한 고집은 여전히 곧다. 그가 새 평론집 ‘내가 읽은 우리 소설’(강) 책머리, 그중에서도 가장 앞에 쓴 이 문장들을 보면 그 의지의 단단함을 알 수 있다.

젊은 평론가들도 벅차한다는 소설 월평(月評·다달이 하는 비평)을 그는 수십 년째 계속해오고 있다. “아직도 월평을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그 질문에 대한 평론가의 결론은 그저 “비평가는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딱하오. 한 가지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서머싯 몸의 충고이오. 작품 쓰기(창조)가 자기의 일이 아님을 깨닫지 않는다면 위대한 비평가가 될 수 없다, 라고. 이 점을 분명히 알고 나면 작품 구경하기(감상)가 조금은 자유롭다고나 할까요. 비평가란 당연히도 해박한 지식을 갖추어야 되거니와 동시에 공감도 그만큼 갖추어야 된다는 것.”(책머리에)

’내가 읽은 우리 소설’은 비평가로서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은 김씨가 2013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소설을 읽고 쓴 평론을 모은 책이다.

말하자면 바로 지금, 우리 소설의 생생한 지형도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2년 전에도, 2011년 4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소설들을 읽고 비평한 글을 담은 같은 제목의 책을 낸 바 있다.

작가별로 정리해 묶은 이번 책의 수록 작가는 99명, 다뤄진 작품은 150편에 달한다.

김애란, 박솔뫼, 윤성희, 편혜영 등 젊은 작가군부터 윤대녕, 이승우, 최수철 등 중견 작가까지 지난 2년간 우리 작가들의 소설이 어떤 미학적 형식 속에서 인간과 세계를 해석하고 이해하려 했는지 둘러볼 수 있다.

책에는 평론가가 1960년대 초반 문단에 나온 이후 반세기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현장 비평에 대한 열정이 묻어난다.

”어째서 그대는 세상 속으로 나와, 작가·현실·역사와 대면하지 않는가. 그럴 시간이 없었다고 하면 어떠할까. 그러나 작품 속에서 만나는 세계가 현실의 그것보다 한층 순수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소이다.”(책머리에)

732쪽. 2만2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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