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조선 불교미술 특별경매’ 출품 18점 중 4점이 도난품”
도난품으로 추정되는 불교 미술품이 고미술품 경매 시장에 나와 문화재청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9일 대한불교 조계종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고미술품 경매사 마이아트옥션이 다음 달 2일 열기로 한 ‘조선시대 불교 미술 특별 경매’에 출품된 18점 중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2점을 비롯한 4점이 도난품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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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품으로 추정되는 불교 미술품이 고미술품 경매 시장에 나와 문화재청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일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문화부 관계자와 문화재청, 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20여명이 29일 관훈동 마이아트옥션하우스를 찾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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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품으로 추정되는 불교 미술품이 고미술품 경매 시장에 나와 문화재청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관훈동 마이아트옥션하우스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한 스님이 도난품으로 추정되는 ‘목조관음보살좌상’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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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는 마이아트옥션이 추정가 5억∼6억원에 경매에 출품한 ‘영산회상도’가 2000년 5월 경북 청도 용천사 대웅전 내에 있다가 도난당한 불화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영산회상도’(추정가 4억∼5억원)는 1993년 4월 강원 삼척 영은사 대웅전에서 없어진 작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산회상도는 부처가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모습을 쉽게 표현한 불교 회화로, 보통 사찰 안의 대웅전 등에 봉안된다.
이들 2점은 마이아트옥션이 당대 불교 회화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라며 이번 경매의 주요 출품작으로 꼽은 작품이다.
아울러 경매에 출품된 ‘목조관음보살좌상’(木造觀音普薩坐像·추정가 1억∼2억원)은 2004년 충북 제천 정방사에서 도난당한 충북 유형문화재 제206호 목조관음보살좌상과 동일하다는 것이 조계종과 문화재청의 주장이다.
’신중도’(神衆圖)는 2000년 9월 경북 청송 대전사 보광전에서 없어진 작품 3점 중 1점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종 측은 전날 마이아트옥션의 경매 도록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오전 문화재청과 경찰에 신고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혜일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문화부와 문화재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 등 20여명은 이날 낮 관훈동 마이아트옥션하우스를 찾아 조사를 벌였으며, 해당 작품 4점을 조계종 산하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옮겨 실제 도난품과 동일한 작품인지 확인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조계종 측은 “일단 확인된 것은 4점이지만 도난품이 더 있을지 몰라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현장에 있는 나머지 미술품도 확보해 정확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이아트옥션 공상구 대표는 “도난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경매에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난품이라는 근거가 있으면 몰라도 혹시 도난품일지 모르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이아트옥션은 문제가 된 4점을 제외하되 나머지 작품의 경매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마이아트옥션은 우리나라 고미술계를 대표하는 공창호(66) 회장이 1983년 문을 연 공아트스페이스(옛 공화랑)를 모체로 하는 고미술 전문 경매사로, 2011년 문을 열었다.
마이아트옥션의 경매 출품작이 도난품 논란에 휩싸인 것은 2011년 조선 성종의 부인 공혜왕후의 휘호가 새겨진 인장과 작년 성철 스님의 친필 유시(諭示·종정의 가르침을 알리는 문서)에 이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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