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판정 논란, 팬들이 금메달이라 생각하면 충분”

“김연아 선수와는 동시대에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경쟁하기도 했었죠. 제게는 없는 장점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생각해왔습니다. 은퇴를 발표한 그녀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작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일본 피겨 스타 안도 미키(27)는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연아에게 애정이 담긴 작별 인사를 건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연아와 함께 시합을 펼치고 스케이트를 탄 것에 대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 “김연아는 내게 없는 부드러운 점프와 표현력을 갖춘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이어 “하지만 제게도 저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함께 경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그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열정만큼은 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연아의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 획득을 두고 불거진 판정 논란에 대해서도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김연아의 목표가 은메달은 아니었기 때문에 같은 선수로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입을 열었다.

”김연아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편파 판정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수로선 어떤 말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올림픽 경기 말고도 그런 일은 많이 벌어지고, 결과를 실력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금메달은 딴 선수가 멋진 연기를 펼치기도 했고요. 팬들이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로써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지난달 개막한 ‘볼쇼이 아이스 쇼’ 일정 중 이날부터 11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출연한다.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아베마리아’ 곡에 맞춰 새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이번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진 한국인들에게 위로의 말도 전했다. 그는 지난달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전달해달라”며 한 언론사를 통해 자필편지와 성금 1천 달러를 보낸 바 있다.

그는 “슬퍼하는 많은 가족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이번 무대에서도 같은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선수권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그는 향후 코치로 활동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작년 미혼모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힌 뒤 ‘피겨맘’으로도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한국에 도착하고 나서 많은 분이 안도 미키 선수가 아니냐며 알아봐 주시고 반가워 해주셨어요. 김연아 선수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웃음) 앞으로도 아이스 쇼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한편, ‘볼쇼이 아이스 쇼’는 고도의 스케이팅 기술과 우아한 발레 등이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아이스 쇼로 오는 18일까지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이어진다. 문의는 ☎1588-5212.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