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선비들은 동물을 어떻게 봤을까

조선시대 선비들은 동물을 어떻게 봤을까

입력 2014-03-21 00:00
수정 2014-03-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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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는 평생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고 한다. “소의 힘을 이용해 만든 곡식을 먹으면서 또 그 쇠고기를 먹는다면 과연 옳은 일이겠는가”라는 이유에서다. 박제가의 ‘북학의’에 언급된 대목이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쇠똥구리를 묘사했다. “한 마리가 똥 덩어리를 열심히 굴리고 가면 다른 놈이 그 뒤를 따르면서 곁눈질로 어디에 감추는지 확인한 뒤 몰래 훔쳐갈 궁리를 한다”며 재미있어했다.

신간 ‘조선동물기’는 조선 선비들의 눈에 비친 동물과 곤충의 세계를 전한 책이다. 고전 전문가 김흥식 씨가 엮은 이 책은 조선시대 각종 문헌에서 동물 관련 이야기를 발췌해 묶었다. 말, 고양이, 사슴, 뱀, 명태, 복어처럼 익숙한 생물부터 파랑강충이, 가사어, 각단 등 낯선 존재까지 150여 항목으로 잘게 나눠 두루 소개한다. ‘과실나무 밑을 마음대로 지나는 말’, ‘거미가 뱀을 잡음’, ‘배를 삼키는 물고기’처럼 문헌 속 상황을 그대로 뽑아서 소개하기도 한다.

정종우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가 항목별로 해설을 달았다.

현대 과학의 관점을 들이댄다면 황당한 부분이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꽤 눈에 띈다. 하지만 조선 선비들이 동물들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책이다.

정 교수는 “선현들이 관찰하고 고민한, 훌륭한 성과들을 우리 후손들이 공유하는 데 이 책이 작은 디딤돌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해문집. 544쪽. 1만5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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