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3일밤 ‘인류원형탐험’

EBS 제공
에티오피아 남서부 오모 계곡의 하마르족은 고유한 문화와 풍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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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티오피아 남서부에 있는 오모 계곡에는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태고의 모습을 간직한 채 살고 있다. EBS에서 3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되는 ‘인류원형탐험’ 제작팀은 독특한 장신구와 진흙으로 치장하기를 즐기며 ‘채찍의식’과 ‘소 등 타기’를 통해 성인식을 치르는 하마르족을 만났다.
‘채찍의식’은 성인식을 하는 소년의 친척 여인들이 성인식을 통과하고 결혼을 하지 않은 ‘마자’에게 회초리를 맞으며 성인식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때리는 사람은 있는 힘껏 회초리를 휘둘러야 여인을 존경하는 것이며, 회초리를 맞는 여인도 기꺼이 고통을 인내해야 한다. 고통을 견디고 상처와 흉터를 남기는 일은 훌륭한 여성임을 나타냄과 동시에 성인식을 치르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가족이 더 많이 맞으면 소년이 남자로 성숙해지고 잘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친척 여인들은 더 큰 희생을 원하고 먼저, 더 많이 회초리를 맞기 위해 다툼이 생기거나 마자에게서 회초리를 뺏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마르족 남자에게 성인식은 매우 의미 있는 행사다. 성인식을 통과해야만 어른으로 인정받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성인식은 개인의 의식일 뿐 아니라 하마르족을 결속시키는 마을 전체의 축제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중요한 행사이다. 가족이 성인식에 성공하는 일은 가족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며 보호자는 소년이 하마르족 사회의 어엿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마싱의 성인식을 앞두고 가족들이 분주해졌다. ‘소 등 타기’를 할 때 힘을 낼 수 있도록 돕고자 벌에 쏘여가면서 꿀을 따고, 꿀과 우유 그리고 소 피를 섞어 특별한 건강식을 준비한다. 성인 남자만 소유할 수 있는 의자 겸 목침 ‘부르코토’도 며칠 동안 정성들여 만든다. 하마르족 청년들은 주변 위험으로부터 부족을 지키고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때문에 하마르족 남자들은 소 등을 뛰어넘는 성인식을 통해 자신의 힘을 증명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3-05-0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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