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배우 최초 아르쿠르서 촬영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의 꿈의 스튜디오이자 유명 인사의 인증으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의 유명 사진 스튜디오 아르쿠르가 동양인 남자 배우로는 처음으로 톱스타 이병헌의 모습을 촬영해 20일 공개했다. 흑백 영화의 조명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모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듯 깊이 있는 흑백 사진 기법과 연출된 듯한 느낌의 인물 사진으로 유명한 스튜디오 아르쿠르에서 지난달 9일 촬영한 이병헌의 사진은 강하고 차가운 카리스마를 풍기면서도 어딘지 애수가 가득하고 시크한 분위기가 압권이다.
스튜디오 아르쿠르는 1934년 설립된 사진 스튜디오로 마를레네 디트리히, 장 가뱅 등 흑백영화 시대를 풍미한 은막의 스타를 비롯해 저명인사들의 프로필 사진으로 이름을 알린 곳이다. 프랑스의 유명 평론가인 롤랑 바르트는 자신의 저서 ‘신화’(1957년)에서 “프랑스 배우치고 스튜디오 아르쿠르에서 사진을 찍어보지 않았다면 배우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그 시대의 유명 인사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으로 손꼽혔으며 지금도 전통과 명성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할리우드와 프랑스 유명 인사만을 촬영해 오던 스튜디오 아르쿠르는 올해 처음으로 동양 배우의 촬영을 기획하고 남자 배우를 찾던 중 이병헌이 지난달 ‘KBS 희망로드 대장정’ 아프리카 말리 편 촬영에서 돌아오는 길에 파리를 경유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섭외해 이뤄졌다. 카트린 르나르 대표는 “한국의 톱스타 이병헌씨는 강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보기 드문 배우”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아르쿠르는 지금까지 촬영한 프랑스 영화인들의 사진을 모아 오는 24일부터 7월 18일까지 도쿄의 긴자에 있는 샤넬 넥서스홀에서 ‘스튜디오 아르쿠르와 프랑스 영화’ 전시회를 연다. 이병헌의 사진도 전시회 오프닝에서 브리지트 바르도, 알랭 들롱, 장 르노, 소피 마르소 등 프랑스의 유명 배우들과 나란히 공개될 예정이다.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2011-06-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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