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조원 대출금 ‘회계 꼼수’ 中은행 투자미수금으로 분류

2300조원 대출금 ‘회계 꼼수’ 中은행 투자미수금으로 분류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12-09 01:30
수정 2016-12-09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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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중 은행들이 2조 달러(약 2300조원)에 이르는 대출금을 편법 회계를 통해 투자금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출금은 부실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은행이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쌓지 않아 중국의 금융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인 윈드 인포메이션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현재 중국 내 32개 상장 은행이 보유한 ‘투자미수금’은 모두 2조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말의 3340억 달러보다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투자미수금’은 재무제표상 대출로 잡히지 않는다. 회수 가능한 투자금으로 분류돼 리스크 파악이 어렵고, 중국의 고질병인 ‘그림자 금융’의 종잣돈이 되기도 한다.

이 돈 대부분은 ‘깡통 아파트’를 짓는 부실 부동산 투자회사로 유입됐다고 WSJ는 파악했다. WSJ는 “투자 부실에 대한 보증을 정부가 서고 있어 ‘국가가 파산하지 않는 한 걱정 없다’는 도덕적 해이가 팽배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스위스 UBS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사회융자 총량의 여신 항목에서 최대 2조 4000억 달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 사회융자총량은 은행 대출과 채권 발행 등 실물경제에서의 유동성 총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처럼 통계상에 큰 격차가 발생한 것은 시중은행이 그림자 금융 회사를 이용해 대출금을 투자미수금으로 둔갑시켰기 때문이다. UBS은행의 제이슨 베드퍼드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중은행이 투자 미수금을 대출로 바로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최대 2120억 달러(245조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1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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