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국유 칭화유니, 230억달러 제시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세계 4위의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230억 달러(26조여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섰다.중국의 작은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반도체의 해외 의존을 탈피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시책에 따른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분석했다. 칭화유니는 마이크론 인수를 통해 부족한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정보기술(IT) 전 품목을 아우르는 ‘중국판 삼성전자’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칭화유니의 매출은 15억 달러로 마이크론 매출의 10%도 되지 않는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지만 ‘산업의 쌀’인 반도체 자급률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지난해 6월 반도체산업 진흥을 목표로 하는 ‘국가 IC산업 발전 추진 지침’을 제정했다. 또 지난 3월 ‘중국 제조 2025’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반도체산업을 선정했다.
마이크론 인수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하는 칭화유니는 지분 51%를 명문 칭화대 산하 칭화홀딩스가 갖고 있는 반(半)국유기업이다. 칭화대는 시진핑 국가주석,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층을 다수 배출한 대학으로 중국 정부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의회가 군사, 에너지 등의 안보 관련 안건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마이크론 인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이 미군 당국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무기 관련 사업을 많이 수행하고 있기에 인수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 의회는 2005년 중국해양석유(CNOOC)의 미국 정유회사 유노칼 인수를 저지한 바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5-07-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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