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5-04 14:35
수정 2022-05-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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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뒤집을 것” 보도에
대법원 규탄 시위, 밤 10시 넘어서도 이어져

“가장 비극적인 결정, 여성혐오·가부장제 지속”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 멈춰야”

바이든 “(낙태 관련)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호소

대법관 “법원에 대한 모욕”… 유출 조사 지시
공화 매코널 “(진보의) 정치적 반발 무시해야”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밤늦은 시간까지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정문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밤늦은 시간까지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정문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개판 대법원”(Fu** Up Supreme Court)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정문 앞 1번가에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법원을 규탄했다. 이중에 ‘낙태를 합법화하라’, ‘판결을 지켜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100여명은 밤 10시가 훌쩍 지난 시간까지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집회 참여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클리어필드에서 4시간을 운전해 왔다는 대학생 애냐 프리치는 “낙태는 단지 임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 보장의 상징”이라며 “임신 6개월까지 낙태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로 대(對) 웨이드’ 판결(1973년)은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여성인 크리스티나 롱은 “내 인생에 가장 비극적인 결정”이라며 “낙태가 제한되는 한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 애나 누먼은 “성폭력에 의한 출산이나 아이를 기를 재정적·심리적·육체적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낙태 금지는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규탄 시위에는 남성들도 적지 않았다. 인근 직장인 패트릭 루이스(50)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근에서 ‘낙태 금지’ 옹호론자들이 “낙태는 살인”, “생명은 소중하다”고 외치기도 했지만 극소수였였다. 경찰은 연방대법원 출입문마다 펜스를 쳐 통제했고, 찬반 진영의 충돌을 우려한 듯 경력을 곳곳에 배치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 나온 시민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 나온 시민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전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보수 성향 6명·진보 성향 3명으로 재편되면서 해당 판결이 뒤집힐 거라는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이라고 믿는다.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정성 측면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며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여성의 권리를 지켜야만 하고 유권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낙태 이슈가 자유와 생명 존중에 대한 가치, 종교적 신념 등이 맞물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대표적 현안이라는 점에서 보수 성향의 판결을 민주당 지지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극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의회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밤늦은 시간까지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정문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가운데 경찰이 출입 통제를 위해 펜스를 쳐 놓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밤늦은 시간까지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정문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가운데 경찰이 출입 통제를 위해 펜스를 쳐 놓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반면 판결문이 사전에 유출되는 현대 사법 사상 처음 있는 일을 당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또 유출된 초안이 진본은 맞지만 대법관의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활동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는 법원은 결코 사법적 정당성을 심화하지 못하고 이를 약화할 뿐”이라며 법원이 판결 초안 공개후 초래된 정치적 반발을 무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국표 서울시의원 “학생·지역주민 교통복지 개선 위한 마을버스 확충 매우 시급”

서울시의회 홍국표 의원(국민의힘, 도봉2)은 지난 14일 효문고등학교에서 마을버스 운행과 관련한 학부모 간담회를 주선해 지역 교통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효문고 교장, 효문중 교장, 교감, 도봉구청 관계자, 지역운수업체 및 효문고, 효문중, 쌍문초 학부모 등 약 20명이 참석해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마을버스의 증차, 노선변경 및 신설 등에 대해 건의했다. 학부모들은 “인근지역 주택공급 및 개발로 효문고, 효문중, 쌍문초는 물론 덕성여대까지 교통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마을버스 배차간격이 길고, 무엇보다 쌍문역 같은 지역수요가 많은 교통요지와의 접근성에 문제가 많다”라며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숙원사업”이라고 적극 건의했다. 학교 측에서도 “학교 위치가 너무 외져서 기간제교사를 채용할 시 지원율이 상당히 낮고, 특히 초임교사들에게도 교통상의 문제로 출퇴근에 어려움이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홍 의원은 “학생복지뿐만 아니라 교통복지 차원에서 학교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육환경 개선은 단순히 시설 확충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학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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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금지를 찬성해온 미국생명연합은 “낙태 판례를 폐지하는 대법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대법원이 정치적 동기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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