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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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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국의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 도입계획에도 비용 문제를 빌미로 삼아 ‘딴지’를 걸고 나섰다.
국방과 정치 분야는 물론 항공업계 분석가들도 트럼프의 언급이 미칠 영향을 파악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특히 항공모함 같은 미국의 다른 대규모 군수조달 사업에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비용절감’의 칼을 들이댈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F-35 (구매)계획과 비용은 통제 불능”이라고 지적한 뒤 이 무기구매 계획에서 “수십억 달러가 절약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이후에 군사 부문과 다른 부문의 구매 비용을 절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 분석가들은 전체 도입 비용을 기준으로 하면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화될 여지가 없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1년 처음 F-35 구매 비용을 책정할 때는 전체 비용을 2천330억 달러로 정하고 이 금액을 상한선으로 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지만, 현재 전체 도입 비용은 1조4천억 달러(약 1천642조 원) 가량으로 불어나 있다.
그렇지만 분석가들은 그동안 F-35 비용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에서도 비용 절감 시도를 꾸준히 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3년 기준으로 1대당 1억1천200만 달러였던 단가는 현재 엔진을 포함해 9천600만 달러로 낮아져 있다.

비행하는 F-35A
록히드마틴 제공. 연합뉴스
지난 6일 트럼프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새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40억 달러까지 올라간데 대해 “통제 불능”이라며 “주문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점과 이날 그의 F-35 구매계획에 대한 문제 제기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에어포스 원’과 F-35에 이어 제럴드 포드급 항공모함 같은 다른 미국의 무기도입계획에도 트럼프의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국방부가 5년간 1천250억 달러의 국방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도 예산 삭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묵살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지난 6일 보도가 자신들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트럼프의 절약 요구가 실현된다면 경제에서 방위산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의 정치인들이 트럼프에 반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록히드마틴은 F-35 도입계획 때문에 미국 45개 주에 14만6천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분석가들은 결국 F-35 도입 비용을 낮추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며, 트럼프가 다른 나라에 더 적극적으로 F-35 구매를 요구하고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위원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회에서 이미 예산을 배정한 사업이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취소될 수는 없다”면서도 “내년이나 그 이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트럼프)가 구매량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매케인 의원은 미국에서 대규모 무기도입계획에 드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트럼프의 언급과 관련해 록히드마틴의 제프 바비온 수석부사장은 이날 F-35 전투기가 “비슷한 성능의 기종들 중에서 가장 저렴한 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는 F-35 63대를 구입하기 위한 비용 약 108억 달러를 최근 처리한 2017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미국 해병대에 이어 지난 8월 미 공군도 이 전투기에 대해 실전에 투입할 최소한의 능력을 갖췄음을 인정하는 ‘초도작전능력’(IOC)을 선언했다. 한국도 2018년부터 4년간 모두 40대의 ‘F-35A’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F-35 도입 비용과 관련한 트럼프의 이같은 언급으로 이날 오후 2시45분 현재 뉴욕증권시장에서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2.6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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