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배후 의혹’에 대해선 함구
최근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공개로 대선전에 후폭풍을 몰고 온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업자 줄리언 어산지가 미 대선 관련 추가 폭로를 예고해 민주당이 긴장하고 있다.어산지는 26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가 미 대선에 관련된 “더 많은 자료”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22일 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 1만9천252건 등을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여기에는 지도부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선을 편파 진행했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을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25일 전당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경선 편파 관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이 사퇴키로 하고, 클린턴 전 장관과 경선 막판까지 경쟁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클린턴 선거캠프를 비롯해 미 정부 안팎의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이메일 공개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주장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으로까지 파장이 확산했다.
그러나 어산지는 이번에 폭로된 이메일의 출처가 러시아인지에 대해서는 정보원 보호를 이유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확인을 거부했다.
그는 “아마 언젠가는 정보원 혹은 정보원들이 앞으로 나설 것이고 이는 일부 사람들이 체면을 구기는 흥미로운 순간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특정 행위자들(actors)을 배제하는 것은 우리의 정보원이 누군지 알아내는 것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또 민주당 관리들이 폭로된 이메일의 내용에서 사람들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러시아의 개입이라는 ‘망령’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이는 심각한 국내 정치 스캔들에 직면했을 때 (이에 대응하는) 클린턴의 선천적인 본능에 대한 의문을 일으킨다”며 “그녀는 러시아인들, 중국인들, 기타 등등에게 책임을 돌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5일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미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의 이번 이메일 폭로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민주당에 문제를 일으킬 이메일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도 대선전에 악영향을 줄 추가적인 이메일 폭로 가능성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클린턴 캠프의 제니퍼 팔미어리 공보국장은 민주당에 최고의 정치적 고통을 가할 수 있는 시점에 이메일이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미 의회 전문지 더힐이 전했다.
팔미어리 국장은 기자들에게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분명히 우리 전당대회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계획됐다”며 “그래서 우리는 러시아가 이번 사건 뒤에 있다는 우리의 믿음을 사람들이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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