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감염자니까’ 태국서 아동에 에이즈검사 강요 논란

‘엄마가 감염자니까’ 태국서 아동에 에이즈검사 강요 논란

입력 2016-03-15 11:38
수정 2016-03-15 11: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태국의 유치원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여성의 4살짜리 딸을 입학시키는 조건으로 혈액 검사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태국 중부 나콘빠톰주(州)의 한 유치원이 최근 4살짜리 여자아이의 입학을 거부했다.

아이의 어머니가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된 만큼 입학하려면 반드시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유치원 측의 입장이다.

유치원 원장은 지역 병원에 편지까지 보냈다. 아이가 과거 혈액 검사에서 감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믿을 수 없으니 재검사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같은 이유로 지난해 한 차례 입학 거부를 당한 적이 있는 아이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가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부모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아이를 환자 취급하는 사례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명백한 차별이라는 것이 이들 단체의 입장이다.

에이즈 환자 권익보호 단체인 ‘에이즈 액세스 파운데이션’(AAF)의 니밋 티아누돔 이사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각급 교육기관은 에이즈 감염자 부모를 둔 아이에게 검사를 강요한다”며 “매년 이런 사례가 서너 건씩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즈 관련 운동가인 아피왓 쾅케우는 “학생이 에이즈 환자로 낙인찍혀 따돌림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입학거부를 당해도 알리지 않는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우려했다.

에이즈 관련 단체들은 정부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부모를 둔 아이들에 대한 차별 해소를 위해 나서야 한다며 보건부와 교육부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보건부에는 차별을 받은 학생과 부모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요구했고, 교육부에는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태국 교육부의 캄촌 타티야카위 사무차관은 “규정에 따르면 학교는 원하지 않는 학생에게 혈액검사를 강요할 수 없다”며 “결핵과 같은 감염병이 걸린 경우에만 치료가 끝날 때까지 등교를 금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 보건부의 소폰 멕쏜 사무차관은 “차별은 에이즈 퇴치의 장벽”이라며 “사람들은 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 자신이 차별받을 것으로 생각하면, 치료를 거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