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9조에 관한 논의 아직 깊어지지 않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연일 개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우리의 헌법이므로 우리가 자신이 확실하게 생각하는 정신을 잃으면 안 된다. (헌법에) 손가락 하나 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사고 정지가 돼서는 안 된다”며 개헌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의 원안을 연합국총사령부(GHQ)의 문외한들이 8일 만에 만들었다’고 하기도 했는데 4일 ‘우리 자신’을 강조한 것은 현행 헌법에 승전국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점을 에둘러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부터 이어진 아베 총리의 개헌 관련 발언은 일본 정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구시 히로시(大串博志) 민주당 국회대책 부위원장은 아베 총리가 전날 “헌법학자의 7할이 자위대가 헌법 위반이라고 의심하게 하는 상황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고 언급한 것에 관해 헌법 9조 개정에 관해 이렇게까지 깊숙이 언급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는 평가를 했다고 NHK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 9조 개정을 국민에게 물을 생각이냐는 오구시 부위원장의 질문에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에 9조 2항을 바꾸겠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어제 그와 같이) 말했다. 하지만, 아직 9조에 관해서는 충분히 (논의가) 깊어지지 않았다. 지지를 얻은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북한이 이달 8∼25일 사이에 ‘위성’을 발사하겠다며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예고한 가운데 아베 총리는 북한의 위협을 개헌 논의 확대를 위한 계기로 삼고자 연일 헌법에 관해 언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