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시리아서 훈련후 U턴…유럽, 지하디스트 귀국테러 ‘비상’

<파리 테러> 시리아서 훈련후 U턴…유럽, 지하디스트 귀국테러 ‘비상’

입력 2015-11-16 21:17
수정 2015-11-1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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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시리아·이라크로 간 외국인 지하디스트, 100여개국 3만명귀국한 유럽 지하디스트-시리아 소재 지하디스트 합작 때 위험 극대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테러 용의자들이 시리아에 다녀온 프랑스 국적자들로 드러나면서 유럽에서 활동중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6일까지 파악된 테러 용의자 8명 가운데 최소 3명은 시리아에 다녀온 프랑스 국적의 20대 남성이다.

이들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IS의 유인 수법에 넘어가 급진화한 후 시리아행을 선택하고, 이후 지하디스트로 양성돼 본국으로 돌아온 경우로 추정된다.

시리아에 있는 전문 테러리스트들이 이들 귀국 테러리스트와 합작한 것이 이번 파리 테러라는 수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파리 테러의 배후 지령자는 벨기에 브뤼셀 몰렌베이크 구역 출신 압델 하미드 아바우드(27)이며, 그는 현재 시리아에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 시리아에 다녀온 프랑스 등 국적 젊은이들이 파리 테러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 인근에서 폭탄조끼를 입고 자폭한 테러범 빌랄 하드피(20)는 프랑스 국적의 벨기에 거주자로, 시리아에 다녀오고 나서 벨기에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하드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다른 통신을 검토한 테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하드피가 시리아에서 여러 가명으로 활동했고 올봄에도 시리아를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사망한 다른 테러 용의자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29)는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역시 시리아에 다녀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스테파이는 시리아에서 터키를 거쳐 2013년 말에 시리아로 건너가 수개월간 훈련을 받았으며 작년 초에 되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테러 수사에 밀접한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새로 신원이 확인된 테러범 사미 아미무르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프랑스 국적자로, 프랑스에서 극단적 성향으로 바뀌었고 2013년 시리아로 건너갔다고 AFP통신이 아미무르 가족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유대인 식료품점 테러범·김군 등도 IS에 포섭된 ‘외톨이’

올해 초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발생한 유대인 식료품점 테러범인 알제리계 프랑스인 아메디 쿨리발리도 IS에 충성을 맹세한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였다.

이처럼 자국에서 급진화한 후 시리아로 가 내전에 가담하거나 훈련받고 유럽의 고향으로 되돌아온 ‘귀국 테러리스트’의 위험성이 파리 테러로 재확인됐다.

특히 IS는 그간 존재했던 어떤 무장세력보다도 국제적인 확장세를 보이는 조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젊은이들과 쉽게 접촉할 수 있는 SNS를 통로로 삼아 자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세계 각지의 ‘외톨이’들을 포섭해 시리아, 이라크로 끌어들이고 이들을 ‘이슬람 전사’로 훈련시킨 후 돌려보내 국제적인 공격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 터키를 통해 시리아 IS에 가담해 충격을 준 한국인 김모군도 트위터를 통해 IS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 지하디스트 3만명·서방 출신 수천명·벨기에가 인구대비 최다

지난 9월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극단주의 단체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로 들어간 외국인이 100여개국 3만명이며, 이들 대부분은 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년 전의 1만5천명에서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미국인은 지난해 100명가량에서 올해 2천500명 가량으로 증가했다.

앞서 올해 2월 공개된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자료에 따르면 90개국 이상의 2만명 넘는 외국인 자원자가 시리아로 넘어갔으며 그중 서방 출신이 최소 3천40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이번 파리 테러가 모의된 장소 중 하나로 지목되는 벨기에의 경우 유럽 국가 중 인구대비 지하디스트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유엔 전문가 그룹은 지난달 벨기에 청년 500명이 시리아나 이라크 내전에 가담했고, 이중 77명이 전사하고 128명이 귀국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영국 킹스칼리지 국제급진주의 연구소(ICSR)는 IS에 가담한 외국인 여성 지하디스트 7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 중 가장 어린 여성은 15세 프랑스 소녀이며, 영국 여성이 30명에 달했다.

중동 밖에서 IS의 ‘신병 모집’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근거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 12일 유럽사법협력기구와 공조해 유럽 각지에서 벌인 검거 작전에서 새로운 IS 용병을 모집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보내는 일을 하는 테러단체 조직원 13명을 이탈리아, 영국, 노르웨이 등지에서 체포했다.

이번 테러와 연루돼 벨기에에서 체포된 용의자들의 근거지인 몰렌베이크도 유럽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전진기지’로 파악되고 있다.

◇귀환한 유럽 지하디스트와 시리아의 전문 테러리스트 합작 우려

중동에서 훈련받은 유럽 국적의 극단주의자들이 이처럼 서방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테러와의 전쟁에는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이번 테러 계획·지원·실행에 연루된 유럽 내 인물이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이라크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테러에 관련된 IS 조직원이 24명으로, IS의 주요 거점인 시리아 락까에서 훈련을 받은 뒤 프랑스로 침투해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고 AP통신도 보도했다.

게다가 이번 파리 테러는 이런 유럽 내 ‘자생적인’ 테러리스트와 IS가 시리아에서 직접 파견한 ‘전문적인’ 테러리스트가 손을 잡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대규모 살상을 자행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리아에서 IS가 기획하고 벨기에에서 준비한 뒤 파리에서 공격하는 ‘삼각 커넥션’으로 공격력을 키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프랑스 RTL 라디오 방송도 브뤼셀 몰렌베이크 구역 출신 압델 하미드 아바우드(27)가 시리아에 있으면서 이번 테러를 배후에서 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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