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야당 의원의 거듭된 추궁에 ‘동문서답’하거나 담화 원문을 낭독하는 등의 ‘피해가기’로 일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 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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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 교도 연합뉴스
공산당 야마시타 요시키(山下芳生) 의원은 24일 아베 총리가 출석한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담화에서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한 사실을 왜 총리 자신의 말로 써 넣지 않았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담화 발표에 앞서 전문가 자문기구를 설치한 이유를 설명한 뒤 “(지난 전쟁에 대한) 깊은 ‘회오’의 마음과 더불어,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등 담화 내용을 인용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자 야마시타 의원은 ‘일러전쟁은 식민지 지배 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줬다’는 담화 문구를 거론하며 “일러전쟁이 한반도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가”라고 질문했다. 러일전쟁 결과가 조선 식민지화의 발판이 됐음을 의식한 질문이었다.
그에 대해 아베 총리는 “100여년 전의 세계에는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나라들의 광대한 식민지가 펼쳐져 있었다”는 등 재차 담화 내용을 그대로 읽는데 그쳤다.
이어 야마시타 의원이 ‘일러전쟁으로 용기를 받았다는 아시아인에 조선인도 들어가느냐’고 몰아세우자 아베 총리는 “일반적인 표현으로 쓴 것”이라며 피해갔다.
야마시타는 이후 마치 강의를 하듯 명성황후 시혜, 을사늑약, 조선인들의 항일 운동 등을 소개한 뒤 “일러전쟁이 조선 식민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요 포인트였다는 인식이 있느냐”고 물었다. 역시 아베는 “(담화는) 세계사에서 일본이 어떤 입장이었느냐하는 관점에서 기술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야마시타는 일본의 창씨개명 강요, 일본어 사용 강요, 강제징병, 본인 의사에 반(反)한 군위안부 동원 등을 언급한 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한반도 사람들에게 손해와 굴욕을 줬다는 인식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아베는 “담화에 있는 그대로”라며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답하는데 그쳤다.
야마시타는 “아무리 물어도 총리는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했다는 인식을 나타내지 않는다”며 “역대 내각의 입장이 흔들림없다고 하면서도 식민지 지배를 했다는 역사인식을 말하지 않는 것은 기만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거론한 ‘전시(戰時) 여성 존엄성 침해’의 피해자에 일본군 위안부도 포함되느냐는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 의원의 질의에 “그런 분들을 포함해 많은 여성이 전쟁으로 명예와 존엄을 손상당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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