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도, 안갈수도…” 중국 열병식에 서방정상 골머리

“갈수도, 안갈수도…” 중국 열병식에 서방정상 골머리

입력 2015-07-30 10:46
수정 2015-07-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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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통보 시한 임박…참석시 일본, 불참시 중국 심기불편 우려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 참석을 놓고 서방 정상들이 사전통보 시한 막판까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참하자니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까 걱정이고, 참석하자니 중국의 군사적 패권 과시에 들러리를 서고 일본의 눈 밖에 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까지인 열병식 참석 통보 시한을 앞두고 서방 정상들의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열병식에는 전현직 세계 정상과 왕실인사가 두루 초청을 받았다. 열병식에 동참할 병력을 파견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나라들도 있다.

중국은 초청자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각국에 참석 여부를 31일까지 알려달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참석을 공식 확인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정상 등에 불과하다. 병력 파견에 협조하겠다고 발표한 나라도 러시아와 몽골밖에 없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국에 공식 초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미국에 초청의 뜻을 전했다는 입장이다.

미국 대사관은 미국이 화해와 치유를 위한 미래지향적 행사를 하도록 중국을 독려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베이징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추가 설명은 거부했다.

독일 측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초청을 받지 못해 대사를 참석시킬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영국 정부도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초청을 받았지만 참석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들 이렇게 미적지근한 입장으로 일관하는 것은 열병식에 불참했다가 중국에 밉보일 수 있고 참석했다가 중국 군사력 과시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고민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행사에 참석하는 건 일본에 눈치가 보이는 일이다. 열병식이 진압당한 민주화 시위의 피로 물든 톈안먼광장에서 열린다는 점도 서방 정상들에겐 꺼려지는 점이다.

중국도 초청자 명단을 공식화했다가 불참 통보를 받는 ‘무안함’을 피하기 위해 물밑에서 참석 의사를 타진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중국은 서방 정상의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 외곽 채널로 로비를 하는 한편 왕실인사와 전직 지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필립 르 코레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서방 지도자들이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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