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점유율은 미미…조선 식민지화 비판론 소개한 책도
6일 검정을 통과한 일본 중학교 사회과의 역사 교과서 가운데 일부 우익 성향 출판사의 책에는 식민지배와 침략을 미화하려는 의도로 의심되는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역사 교과서 중 도쿄서적(채택률 52.8%·이하 2012년 기준)과 교육출판(채택률 14.6%) 교과서 등 일선 학교에 널리 보급된 책은 나름대로 객관적인 서술 시도가 엿보인 반면 점유율이 미미한 우익 성향 출판사 책에는 문제 있는 기술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연합뉴스가 확보한 검정 결과 자료에 의하면, 현재 일선학교에서 채택률 3.8%인 이쿠호샤(育鵬社)역사 교과서는 일본이 조선을 병합한 이듬해인 1911년과 1936년의 조선 인구, 농경지 면적, 학교수, 학생수 등을 비교한 표를 실었다. 조선총독부 통계연보를 인용한 이 표만 보면 식민지 시기 조선인의 삶이 좋아졌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 것이 우려되는 내용이었다.
또 이 교과서에는 2차대전 관련 대목의 제목에 ‘태평양전쟁’ 뿐 아니라 일본 우익인사들이 쓰는 이름인 ‘대동아전쟁’을 괄호 속에 병기했다.
채택률 0.1%로,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일명 쓰쿠루카이)’ 계열의 지유샤(自由社) 교과서도 ‘태평양 전쟁’과 ‘대동아 전쟁’을 병기했다. 지유샤 교과서는 또 태평양 전쟁 개전 후 일본의 동남아 침략을 ‘남방진출’로 표현하고,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자원을 획득하고 각국의 독립을 기반으로, 일본을 맹주로 하는 새로운 경제권을 확립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적었다.
더불어 점령지에서 실시한 군정(軍政)에 대해 “초등학교와 기술훈련 학교를 설립해 민중을 고양시키는 교육도 실시했다”고 적었다.
그런 반면, 조선 식민지배를 통렬히 비판한 일본인을 소개한 교과서 기술도 있었다.
교육출판 역사 교과서는 3·1 운동에 대해 “당시 일본에는 폭동으로 본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조선의 예술에 깊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예술 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柳宗悅)는 ‘독립이 조선인의 이상인 것은 당연하다. 일본에게 형제인 조선이 일본의 노예가 되어선 안 된다. 그것은 조선의 불명예라기보다도 일본에게 수치다’라고 주장했다”고 적었다.
야나기의 이 같은 주장은 시미즈(淸水) 서원의 역사 교과서(채택률 2.1%)에도 실렸다.
더불어 교육출판 역사교과서에는 “조선 문제 해결의 열쇠는 한국의 독립과 자치에 있으며, 조선인은 독립을 얻을 때까지 단연코 그 반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 언론인 이시바시 단잔(1884∼1973· 石橋湛山)의 글도 소개됐다.
또 교육출판 교과서에는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언급도 포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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