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사 지역 경찰, 사살된 알샤바브 대원 시신 차량 행진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샤바브에 대한 응징을 선언했다.케냐타 대통령은 이날 전국으로 중계된 TV 대국민 연설에서 이틀 전 북동부 가리사 대학을 공격, 학생 등 148명을 살해한 알샤바브에 “가장 가혹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며 “테러리즘이 종식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군이 잔당들을 쫓고 있으며 모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며 “공격의 배후조종자도 수배하고 있으며 그의 체포에 현상금도 걸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케냐 정부는 교사출신 알샤바브 지휘관인 케냐인 모하메드 모하무드가 가리사 대학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보고 21만5천 달러(약 2억3천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케냐타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계획하고 자금을 지원한 이들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숨어있다”며 “이슬람학교에서 ‘불량한’ 성직자들에 의해 급진화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사흘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선언하고 생존자들에게는 “계속 학업에 열중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대국민 연설은 같은 날 알샤바브가 “케냐의 도시들이 피로 붉게 물들 것”이며 “첫 번째 피해자가 될 케냐 국민에게는 길고 잔인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추가 공격을 예고하는 경고 성명을 발표한 이후 나왔다.
한편 케냐 경찰은 알샤바브의 추가 공격 경고가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후 가리사 대학 공격 당시 정부군에 사살된 테러범들의 시신을 차량에 싣고 거리 행진을 벌여 테러를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인권침해 논란을 낳았다.
가리사 지역 경찰은 이날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나 부패한 나체의 시신 4구를 실은 픽업트럭을 500m가량 서행시키며 군중에게 범인들의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일부 군중은 시신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일부는 돌을 던지고 고함을 지르며 야유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지역 원로 합디 후세인은 “테러범이든 일반인이든 시신을 나체로 거리에 전시하는 일은 테러리스트들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에도 반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케냐 내무부 대변인은 3일 체포된 테러 용의자 5명 가운데 가리사 대학 캠퍼스에서 체포된 2명은 대학 경비원과 탄자니아인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나머지 3명은 소말리아로 도망치려다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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