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단 인수 발머 MS 전 회장, 1조원 감세 혜택

농구단 인수 발머 MS 전 회장, 1조원 감세 혜택

입력 2014-10-27 00:00
수정 2014-10-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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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운영 관계 없는 데서 세금 면제…고액 인수 궁금증 풀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이 지난 5월 무려 20억 달러(약 2조1천50억원)에 미국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 구단을 인수하자 많은 전문가가 왜 그런 거액을 쓰는지 의아하게 여겼다.

20억 달러는 NBA 구단 인수 사상 최고 금액이다.

종전 NBA 구단 인수가 최고액이던 밀워키 벅스 매각 대금 5억5천만 달러보다 거의 4배나 비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발머가 클리퍼스를 인수한 덕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525억원)에 이르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며 거액의 인수 대금을 치른 이유가 짐작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세법에는 일반인은 잘 모르는 현역 스포츠 구단주에게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가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구단 인수가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앞으로 15년 동안 프로 스포츠 구단 운영과 상관없는 소득에서도 세금을 면제받는다.

프로 스포츠 구단 인수자에게 프로 스포츠 구단 운영 수익이 아닌 다른 과세 소득을 분리해 회계 처리할 수 있는 혜택이다.

클리퍼스 인수로 발머는 이 혜택을 이용해 15년 동안 해마다 상당 금액의 과세 수입을 줄일 수 있다.

보수적으로 따져도 발머는 15억 달러에 대해 면세 혜택을 받아 연간 7%의 재투자를 한다 해도 현재 가치 총 10억 달러의 세금 감면을 받는 효과를 누린다.

법무법인 깁슨던&크러처의 리처드 번스는 “스포츠 구단을 인수하려면 세금을 잘 따져봐야 한다”면서 “내 경험으로 볼 때 세금은 구단 인수에 최우선은 아니지만 중요한 검토 사항”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구단주에 대한 이런 세제 혜택은 10여년 전 중계권료가 프로 스포츠 구단의 가장 큰 수입원이 되기 전에 도입됐다.

하지만 미국 프로 스포츠와 대학 스포츠 중계권료는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둘 핵심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케이블 방송의 경쟁 탓에 갈수록 치솟았다.

NBA는 월트디즈니, 타임워너와 최근 9년 동안 240억 달러의 중계권료 계약을 했다. 이는 지난번 계약 때보다 세배가 오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프로 스포츠 구단 인수자에 대한 감세 혜택은 부자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정부가 보조금을 줘가며 돕는 꼴이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꼬집었다.

발머는 클리퍼스 인수에 거액을 들인 것은 로스앤젤레스 지역 사회에 대한 투자일 뿐 아니라 앞으로 중계권료가 오르면 생기는 수익을 바란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주 발머는 저널리스트 찰리 로스와 인터뷰에서 “기술주 투자와 비교한다면 프로 스포츠단은 진짜 돈벌이가 된다”면서 “구단 운영으로 돈을 벌 거고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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