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첩보 블랙홀?…워싱턴도 대북정보 깜깜”

“북한은 첩보 블랙홀?…워싱턴도 대북정보 깜깜”

입력 2013-05-08 00:00
수정 201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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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두고도 김정은 의도·핵전력 못 파악”

최첨단 정찰 위성과 사이버 첩보전도 평양의 보안 ‘철옹성’ 앞에는 무용지물일까?

파키스탄 산악지형을 손바닥처럼 간파하고 이란 핵시설도 해킹하는 미국이 유독 북한 앞에서는 기초적인 첩보 입수조차 쩔쩔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7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백악관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도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위협의 노림수나 핵무기 현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달 북한의 3차핵실험에 사용된 물질을 알아내지 못하면서

큰 망신을 당했다. 한국과 함께 120여 개 관측소를 총동원해 북한이 우라늄과 플루토늄 중 무엇을 핵폭발에 썼는지를 조사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북한이 실제 핵탄두를 장거리 미사일에 실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지를 놓고도 관측이 엇갈린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냈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이를 정면 부인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북한이 과거 3차례 핵실험으로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 양산 역량을 확보했는지, 또 태평양을 넘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실제 보유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북한은 이동이 자유로운 미사일 발사 체제를 도입해 미국의 첩보위성 추적을 따돌린다.

그러나 최대 문제는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만큼 제대로 정권을 잡고 있는지조차 정부 관계자에 따라 말이 다르다. 미국 정부는 최근에야 김 제1위원장이 집권 뒤 부친의 선군정치를 포기하고 경제개혁을 할 것이라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최초 관측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중국도 북한 수뇌부에 대해 귀띔해달라는 요청에 고개를 젓는다. 김 제1위원장은 선대와 달리 중국 고위층과 접촉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을 직접 만나본 미국인은 지난 2월 평양에서 농구경기를 같이 본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먼이 유일하다.

이런 고군분투는 파키스탄과 이란 등에서 미국이 거둔 첩보전 성과와 대비된다. 미국은 알 카에다 요원들이 은신한 파키스탄 산악지역을 첩보위성 등으로 자세히 파악해 무인기 공격을 퍼부었고 2010년에는 악성 웜바이러스를 침투시켜 이란의 핵물질 농축시설을 공격했다.

미국의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에 비하면 시리아나 이란은 펼쳐놓은 책처럼 파악이 쉽다”고 비꼬았다. 전 CIA 부국장 존 매클로플린은 “북한은 첩보의 블랙홀”이라고 했다.

대북첩보 수집이 어렵다는 것은 북한이 전례없는 폐쇄적 국가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첩보원 국내 잠입이 까다롭고 인터넷·컴퓨터도 통제가 극심해 사이버 첩보전이 거의 효력이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과 미국이 모두 대북정책에 기초 판단근거가 될 정보가 부족한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를 재개해 최소한 사실관계를 교차 확인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사람을 통한 대북 첩보(휴민트)가 부족한 미국으로서는 당연한 고민으로 보인다”며 “정보가 확보될 때까지는 북한의 위협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신중하게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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