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벽 균열에도 공장 주인 일하라고 닥달했다가

건물 벽 균열에도 공장 주인 일하라고 닥달했다가

입력 2013-04-27 00:00
수정 2013-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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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에서 발생한 8층 짜리 의류공장 밀집 건물 붕괴 참사는 방글라데시의 고질적 안전 불감증에다, 공장주들의 노동력 착취까지 더해진 ‘최악의 인재’로 드러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현재 최소 290명이 숨지고, 2000여명이 다친 이번 사고는 이미 사고 전 건물 벽에 큰 균열이 생겨 대피명령까지 내려졌지만 공장주 등이 이를 외면한 채 공장 가동을 강행하다 발생한 예고된 참사였다. 균열 발생 후 의류제조·수출업협회가 공장의 작업 중지를 요청했지만 이 또한 무시당했다.

5층 공장 노동자 압두르 라힘은 “건물 균열을 보고도 공장 관리자가 안전하다고 말해 동료들과 함께 일했지만 1시간 후 바로 건물이 무너져내렸다”고 증언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건물이 붕괴 위험에 처했는 데도 공장주들이 이윤에 눈이 멀어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면서 “이들 공장에 하청을 준 영국과 미국, 스페인 등 의류회사들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공장 오너와 바이어, 노동단체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정부도 노동조건의 개선에 긴급히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해 11월 다카 인근 의류공장에서 불이 나 112명이 사망하는 등 2000년 이후 의류공장의 화재 및 붕괴 참사가 7차례나 발생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 강화를 외쳤지만 말뿐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달아난 공장주들을 끝까지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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