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년에 매점매석… 고리대금업에 곡물 투기도” 셰익스피어의 비리

“흉년에 매점매석… 고리대금업에 곡물 투기도” 셰익스피어의 비리

입력 2013-04-02 00:00
수정 2013-04-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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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웨일스 대학 연구 결과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
‘곡물 투기꾼, 고리대금업자, 탈세 전문가….’ 파렴치한 악덕 업주에게나 어울릴 듯한 말이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실제 모습과 같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 데일리미러, AP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의 애버리스트위스대학 연구팀이 셰익스피어가 흉년에 곡물을 매점매석해 부를 축적한 피도 눈물도 없는 곡물상이었으며, 고리대금업을 하고 탈세마저 서슴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반까지는 맹추위와 폭우 등으로 흉년이 지속되던 때로 당시 법원 및 세금 기록을 살펴본 결과 그가 15년에 걸쳐 곡물·맥아(엿기름)·보리 등을 모조리 사들인 뒤 비싼 값에 되판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돈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업으로 이득을 취하는 냉혹한 모습까지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그는 1598년 2월 대기근 당시 매점매석 혐의로 기소됐고, 탈세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연구에 참여한 제인 아처 박사는 “비평가들과 학자들은 셰익스피어의 속물 근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의도적으로 무시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셰익스피어의 이런 면을 증명하는 사실은 또 있다. 연구팀은 그가 사망한 1616년 교회에는 곡물 자루를 쥔 모습의 동상이 세워졌으나, 18세기 들어 ‘대작가’의 명성에 걸맞은 깃펜을 든 모습의 동상으로 대체됐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셰익스피어 역시 대문호이기 이전에 삶에 쫓기던 가장의 한 사람으로 기억하면 그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3-04-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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