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장에 BBC 사회자 ‘돌직구’…”못 믿을 사람”

런던시장에 BBC 사회자 ‘돌직구’…”못 믿을 사람”

입력 2013-03-25 00:00
수정 2013-03-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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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추문 속속 들춰내…총리 도전 꿈 ‘물거품’ 위기

”당신은 정말 못 믿을 사람이군요.”

영국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BBC 방송에 출연했다가 ‘망신살’이 크게 뻗쳤다.

인터뷰 진행자가 과거의 추문과 사생활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인신공격성 질문공세를 펴는데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 대는 모습을 보여준 것.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존슨 시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BBC 방송의 시사 대담프로그램인 ‘앤드루 마 쇼’에 생방송으로 출연했다.

사회자는 본래의 진행자인 앤드루 마를 대신해 같은 방송국 소속 에디 메이어가 맡았다.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존슨 시장의 정치적 야망을 주제로 진행됐다.

사회자 메이어는 존슨 시장의 ‘치부’라고 할 수 있는 과거의 추문들을 여지없이 들춰냈다.

우선 1980년대 존슨 시장이 더 타임스(The Times) 기자로 활동하던 당시 기사의 인용문구를 가짜로 지어냈다가 해고당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리고는 2004년 여성 언론인인 페트로넬라 와이엇과의 불륜 의혹과 관련해 보수당 당수였던 마이클 하워드에게 거짓말을 했다가 결국 들통이 나 경질을 당한 일화도 도마에 올렸다.

여기에 언론인 테러를 방조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1990년 존슨 시장이 이튼스쿨 동창 사업가인 다리우스 구피와 대화한 내용이 몰래 녹음됐다가 추후 공개됐다. 존슨 시장이 구피가 폭행을 가하려는 언론인의 주소를 얻도록 도와주겠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인터뷰의 대미는 사회자 메이어의 ‘돌직구’였다. “솔직히 말해서 당신은 기사 인용문구를 가짜로 꾸며대고, 당수에게 뻔뻔스런 거짓말까지 한 것도 모자라 누군가에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데 일조한 것 아닙니까. 당신은 정말 못 믿을 사람이군요.”

당황한 존슨 시장은 해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하기 일쑤였고, 급기야는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고 쥐어뜯는 듯한 장면까지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회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차기 총리에 도전할 것이냐”며 끈질기게 즉답을 요구해 존슨 시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인터뷰가 끝나자 존슨 시장 측은 “사회자인 메이어가 다 지나간 일에 대해 사소하고 신경질적인 질문만 쏟아냈다”며 “특히 과거의 일에 대한 그의 해석은 완전히 불공정하다”고 비난했다.

존슨 시장의 한 측근은 “사회자가 도를 넘어섰다”며 “그의 접근태도는 BBC 내부에 광범위하게 확산 돼 있는 반(反) 토리당(보수당) 정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시장은 차기 총리 유망주이면서 보수당 당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인물. 지난 2008년 노동당 소속의 리빙스턴 당시 시장을 누르고 시장에 당선된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영국의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꼽혀왔다.

런던 정가에서는 이번 인터뷰로 인해 존슨 시장의 정치인생이 일대 위기를 맞았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과거의 추문과 사생활 문제로 인해 차기 총리는 말할 것도 없고 보수당 당수 경선에서도 혹독한 검증 문턱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들이 나온다.

한편 BBC는 문제의 인터뷰에 이어 24일(현지시간) 베테랑 전문기자인 마이클 코커럴이 존슨 시장의 정치적 야망을 심도 있게 파헤친 별도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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