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그룹 의장 “키프로스, 러시아와 차관 협상 계속해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안을 승인함에 따라 키프로스 경제위기가 한고비를 넘긴 가운데 러시아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 의장은 25일(현지시간)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이 통과된 뒤 기자회견에서 키프로스 정부가 러시아와 금융지원 확보 방안을 계속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키프로스 정부가 러시아 정부와 차관 관련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키프로스 지원에 기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그룹 의장의 발언은 2년 전 러시아가 키프로스에 제공했던 차관의 상환기한 연기와 이자율 축소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 2011년 키프로스에 25억 유로의 위기 대응 차관을 제공했다. 4년 6개월 만기 4.5% 이자율 조건이었다. 키프로스는 현재의 금융위기 사태와 관련 러시아가 차관 상환 기한을 2021년으로 연기해주고 이자율도 낮춰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미할리스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앞서 20일부터 사흘 동안 모스크바를 방문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등 러시아 당국자들과 차관 관련 협상을 벌였으나 기대했던 성과를 얻는데 실패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2일 키프로스 위기 해결에 전혀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키프로스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만큼 EU와 키프로스 스스로의 문제 해결 방안이 결정되고 나면 러시아도 지원 과정에 참여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로부터 100억 유로(약 14조4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부실은행 정리와 10만 유로 이상 예금에 대한 과세 등을 약속한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으로 입게 될 자국 손실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러시아 법인과 개인이 100억~300억 유로 상당의 예금을 키프로스 은행에 예치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키프로스의 금융 부문 구조조정과 예금 과세로 입을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