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와의 노선 차별화 암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전임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추진했던 이른바 ‘아시아 중시’ 정책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아시아 중시 정책이 유럽이나 중동 등 다른 지역을 희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케리 장관은 워싱턴에서 봅 카 호주 외교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호주 기자가 ‘인준 청문회에서 전임자(힐러리 클린턴)만큼 아시아 재균형(중시) 정책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전임자보다 더는 아니더라도 딱 그만큼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결혼했다고 여겨 달라”고 답변했다. 기자가 질문에서 사용한 집착이라는 단어가 ‘결혼’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결혼’이라는 단어로 재치 있게 응수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케리 장관은 이내 “중시라는 단어는 어딘가로부터 떠나는 것을 암시한다”면서 “재균형 정책은 유럽이나 중동 등 다른 나라와의 중요한 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발언은 아시아 중시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고 초점을 중동 등으로 다변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 그가 외교정책에 있어 클린턴 전 장관과의 ‘차별화’를 염두에 두고 있음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3-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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