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대선 분위기와 함께 90대 전직 여기자의 타살 사건이 어떤 결론을 맺게 될 것인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올라 험 드래스라는 올해 91세의 전직 여기자는 지난 12일 조지타운에 있는 자택 욕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응급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결국 현장에서 사망했다.
처음에는 노령으로 인한 자연사로 알려졌지만 다음날인 13일 경찰이 실시한 부검결과 타살로 밝혀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드래스씨 사망 당시 집안으로 강제로 침입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변에 살고 있는 드래스씨 이웃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고, 자연스럽게 시선은 두번째 남편인 알브레치 게로 무스(47)에게 쏠렸다. 그는 드래스씨보다 무려 40년 이상이나 연하인데다 지난 20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워싱턴 D.C 고등법원 기록을 보면 드래스씨가 여러차례 남편의 폭행으로 인해 보호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무스씨는 부검결과가 나오던 13일 오후 워싱턴포스트(WP)에 아내의 부고 기사를 요청하기 위해 보낸 이메일에서 사망원인을 낙상으로 인한 뇌진탕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부검 결과와 일치하지 않은 내용인 것이다.
경찰은 16일 저녁 무스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현재 무스씨는 WP와 정부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결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드래스씨가 목에 졸려 죽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하면서 무스를 상대로 심문을 계속할 것이며, 알리바이 등을 철저히 추궁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드래스는 미군이었던 첫 남편을 만나 미국으로 온 이후 언론인과 대학강사 등으로 활동했고, 워싱턴타임스에 기고를 하며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로 꽤 이름을 날린 여성 언론인이다. 20여년전 결혼 당시 드래스씨는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였고 무스씨는 20대 중반이었다.
한편, 무스는 평소 아내와 함께 파티를 자주 열었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라크군에서 장군을 지냈음을 말하곤 했다고 WP는 전했다. 또 가끔 군복을 입고 집주변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이라크 대사관측은 무스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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