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만기 보험금/김균미 대기자

[길섶에서] 만기 보험금/김균미 대기자

김균미 기자
입력 2018-11-14 23:10
수정 2018-11-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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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인한테 전화가 왔다. 생각지도 못했던 ‘공돈’이 생겼다며 잘 챙겨 보란다. 직장 초년생 때 부모님 앞으로 가입했던 암보험이 보장 기간이 끝나 보험금을 찾아가라고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만기 보험금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보험회사 직원의 전화를 받고는 덜컥 걱정이 앞서더란다. 부모님이 아프시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했다. 보장 기간이 만 80세이고, 지금까지 부모님께서 큰 병 없이 지내셔서 보험금을 한 번도 청구하지 않았던 것은 다행인데, 앞으로 기댈 언덕이 없어졌다며 한숨을 내쉰다.

20여년 전 적금 든다는 마음으로 부모님 앞으로 보험을 들 때 중도에 해지하지 않고 과연 10년 동안 보험료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1995년 당시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남녀 평균 72.7세였으니까, 만 80세까지 보장된다는 설명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80세라는 나이가 그렇게도 멀게만 느껴졌는데 어느새 부모님 연세가 팔십을 훌쩍 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대수명은 평균 82.4세다. 남성이 79.3세, 여성이 85.4세다.

만기 보험금 돌려준다는 보험사의 전화가 반갑지 않은 나이가 됐다. 세월은 정말 속절없이 흐른다.

kmkim@seoul.co.kr
2018-11-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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