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버지의 손맛 2/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아버지의 손맛 2/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16-02-11 22:46
수정 2016-02-11 23: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경기 파주에 10년 넘게 사는 동안 헤이리마을이 유명세를 타고 명품 아울렛이 잇따라 들어섰다.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음식점이 생겨나면서 호기심도 발동했다. 하지만, 전국 공통의 맛일 뿐 다시 가고 싶은 집은 많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오래된 단골집으로 향하게 마련이다. 문산 너머 막국수집 주인 영감님은 겨울이면 문을 닫아걸고 날이 풀릴 때까지 영업을 하지 않았다. 설 연휴 직전, 지난해 겨울에는 뜻밖에 문을 열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찾아갔지만 다시 휴업이었다.

문을 열었던 지난해 1월에도 막국수 맛은 시원치 않았다. 주방을 들여다보니 영감님 대신 아들만 보여 ‘아버지 손맛을 제대로 물려받지 못한 모양이군’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다시 겨울 장사를 접은 것도 ‘무르익지 않은 아들의 솜씨’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설 연휴 뒤끝 문을 열었다기에 찾았지만 이번에도 허탕이었다. ‘오후 6시 30분 영업을 종료한다’는 푯말만 내걸려 있었다. 너무 일찍 문을 닫는 것이 불만스러우면서도 영감님 기력이 달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문득 ‘새해에는 세상의 모든 아들이 분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6-02-12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