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엄마 노릇’/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엄마 노릇’/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4-03-13 00:00
수정 2014-03-1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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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내·며느리·엄마·직장인 등 1인 4역을 해내던 엘리트 여성의 상황을 분석·비판한 ‘슈퍼우먼 신드롬’이라는 책이 1980년대 미국서 나왔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가정과 직장을 양립시키려고 미국 여성들은 안쓰러울 정도로 노력했다. 한국의 직장 여성도 이른바 ‘잘나갈수록’ 1인 다역에 능통한 강철 체력의 ‘슈퍼우먼’들이다. 업무능력은 물론 요리실력도 뛰어나고, 내조의 여왕이기도 하다. 대학시절 일찌감치 이 책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어 비교우위에서 처지는 집안일을 포기하고 직장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조직에서 성공하는 20가지의 조언 중 하나인 “조직은 기억력이 없다”를 상기하면 쓸데없는 짓이었나 싶다.

새벽에 아픈 딸을 응급실에 입원시키고 뜬 눈으로 병실을 지켰다. 허약체질을 핑계로 과거에는 다른 가족에게 떠맡겼던 일이다. 후배는 “평소 대충 엄마 노릇을 했으니 이번기회를 잘 활용해 더 늦기 전에 딸에게 점수를 따라”고 조언했다. 뜨끔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친인척 돌보기에 얼마나 게을렀던가 병실에서 깊이 반성했다. 물론 내일이면 또 잊어버리겠지만!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4-03-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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