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희 맞은 경찰의 질적 발전을 기대하며

[사설] 고희 맞은 경찰의 질적 발전을 기대하며

입력 2015-10-21 18:16
수정 2015-10-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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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찰이 어제 날짜로 고희(古稀)를 맞았다. 70세 생일상을 마주한 경찰은 국민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경찰의 존재 이유는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응답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사회의 질서를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다짐들이 변치 않기를 기대한다. 사실 경찰은 지난 영욕의 세월 속에서도 최일선에서 법질서 확립의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경찰의 기여도는 계량하지 못할 정도로 막대하다. 과거의 허물을 상충하고도 넘칠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은 여전히 경찰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지난해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국민은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공권력인 경찰에 매우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해 작은 실수와 허물에도 분노하는 것이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10만 9500여명(의경 포함 시 14만여명) 경찰 공무원 각자의 소명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양적인 팽창을 거듭했지만 이제는 이에 걸맞은 질적인 발전이 필요한 것이다.

경찰의 고희 생일인 어제 우리는 두 명의 상반된 전·현직 경찰 소식을 전해들었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과 유착된 전직 경찰관이 현직에 있을 때 압수수색 정보를 조씨 측에 미리 알려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반면 선로에 누워 있던 10대 장애인을 구하려던 경찰관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아직도 부패한 경찰과 의로운 경찰이 우리 경찰 내부에 공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치의 비리나 한순간의 무사안일이 전체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도록 경찰 조직 전체가 끊임없는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찰의 나아갈 길은 1991년 제정된 경찰헌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봉사하는 ‘친절한 경찰’, 어떠한 불의나 불법과도 타협하지 않는 ‘의로운 경찰’, 오직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근면한 경찰’, 검소하게 생활하는 ‘깨끗한 경찰’, 이 다섯 가지 다짐만 잊지 않으면 된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박근혜 대통령이 당부했듯이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춰 통일시대를 대비해 달라는 것이다. 나라 울타리 안쪽의 치안과 질서를 한 치의 허점 없이 유지하는 것이 경찰의 임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2015-10-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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