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변화는 새로운 기회이다/신부남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기고] 기후변화는 새로운 기회이다/신부남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입력 2013-11-14 00:00
수정 2013-11-1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신부남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신부남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우리나라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설립하고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하는 등 국제적으로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자화자찬의 미사여구가 아니라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시 채택된 한·영 기후변화 공동성명에서 영국이 우리나라를 평가한 내용이다.

영국과의 기후변화 공동성명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채택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별도의 공동성명으로, 그간 양국이 진행해 온 기후변화에 관한 긴밀한 양자·다자적 협력을 재확인한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협력분야를 발굴하고 확대하기 위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은 산업계가 효과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우선, 원자력 발전과 원자력 안전, 폐로 및 원자력 폐기물 관리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 강화하기로 하고 민간 원자력 발전 협력과 폐로 기술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를 각각 체결하였다. 현재 영국은 16기의 원전을 가동하여 총 전력생산량의 19%를 생산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노후화되어 2023년까지 1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폐기될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영국의 신규원전 건설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폐로 등 원자력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 토대를 마련하였다.

둘째, 한·영 양국은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통해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하였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할 계획이나 산업계 안팎에서 여전히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영국의 산업계가 2002년 도입된 배출권거래제에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에 대한 경험은 2015년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해야 할 우리 산업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영 양국은 녹색건물에 대한 연구·개발 및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민·관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첫 번째 녹색건물 정책포럼을 2014년 2월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건축물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 감축 잠재력 및 관련 산업성장 가능성도 크다.

기후변화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 및 에너지 안보 등을 통해 산업계에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 세계 저탄소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은 약 5조 달러 규모로 매년 약 4%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 산업계도 새로운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해야 할 것이다.

지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9)가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는 ‘포스트 2020 新기후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인 협상으로 전환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포스트 2020 온실가스 감축목표 마련을 위한 국내 준비작업을 시작해야 하며, 산업계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새로운 체제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해답은 기후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보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2013-11-1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