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언론인 노엘 앙슬로는 1984년 부활절 축일을 책 축제로 바꾸자고 서점에 수백 통의 편지를 부쳤다. 이를 계기로 벨기에 뤽상부르의 작은 마을인 르뒤는 유럽 최초의 책마을이 됐다. 스위스 발레의 생피에르 드 클라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르뒤로 찾아가 자문하고 책마을로 변신했다. 르뒤에서는 매년 첫째 토요일 모든 책방이 밤새 문을 열고 주민과 방문객이 어우러져 잔치를 벌인다. 한 해에 책을 사랑하는 수십만명이 르뒤를 찾는다. 이들은 서점 곳곳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라도 하듯 책을 고르고 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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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정 사회 2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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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정 사회 2부기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신간 도서 발행 부수와 서적 구입 지출액은 줄고 있다. 스마트 기기 확산과 경기침체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일반 도서 독서율은 66.8%이다. 1년간 한 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이 10명 중 7명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9.9권으로 10권 밑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서적 구입 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1만 9026원. 전년 2만 570원보다 7.5% 줄어든 것으로 가계동향조사 대상을 전국 가구로 확대한 2003년 이후 2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신간 도서 발행 부수는 8690만여부로 전년보다 20.7%나 감소했으며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책 읽는 사람들의 확대와 책 읽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한 달간 지방자치단체, 도서관, 학교 등과 함께 6700여건의 독서문화 행사를 연다. 서울 서대문구·영등포구·성동구 등 자치구도 이달 북콘서트, 도서경매전, 독서 퀴즈 등 다채로운 책 축제를 벌인다. 서울시는 10월 11일 ‘책의 날’을 기념해 11월 중 ‘북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책 읽는 서울을 조성하자는 취지로 25개 자치구 도서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난독가로 알려진 박원순 시장은 평소 “독서는 인생의 경험치를 키워 내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정민 한양대 교수는 저서 ‘오직 독서뿐’에서 책을 왜 읽어야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옛 선인들의 글에 모든 답이 있다고 말한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책을 통해 생각도 깊어진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
jukebox@seoul.co.kr
2013-09-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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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