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원가 뚝뚝 떨어져도 제품값은 쑥쑥 올리네

식량원가 뚝뚝 떨어져도 제품값은 쑥쑥 올리네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6-02-11 22:46
수정 2016-02-12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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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식량가 1년 새 16% 떨어져

곡물·유지류·설탕·유제품 줄하락…두부·달걀·햄버거값은 잇단 인상

국제 식량가격이 1년 새 16%가량 떨어진 것과 달리 국내 식품 가격은 거꾸로 계속 오르기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들이 유가 하락분뿐만 아니라 재료 값 인하분도 독식하며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1월 식량가격지수’가 전월보다 1.9%(3포인트) 하락한 150.4포인트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월(178.9)에 견줘 15.9% 떨어진 것으로 2009년 4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다. 가격이 하락한 데에는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탓이 크다. 지난달 곡물 가격은 전월 대비 1.7%, 유지류 1.7%, 설탕 4.1%, 육류 1.1%, 유제품은 2.9% 각각 하락했다. 농식품부 측은 “세계 최대의 설탕 생산·수출국인 브라질에서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설탕 가격이 떨어졌고 유제품은 유럽연합(EU)의 생산량 증가로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재료 값만 보면 국내 식품 가격은 떨어질 요인만 있는 셈이다. 일시적인 하락이 아니라 지난 5년간 하락세였던 만큼 인하 요인도 충분해 보인다. 특히 국제 유가도 12년 만에 최저 수준이어서 물류비 인상 요인도 높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부터 두부와 달걀, 콜라, 햄버거 등 주요 식·음료 가격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국내 두부시장의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지난해 말 36개 두부 제품 가격을 평균 5.3%, 5개 달갈 제품 가격을 평균 3.9% 각각 올렸다. 풀무원 관계자는 “국산 대두 가격과 포장재 가격, 임금 인상분 등을 반영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값을 올렸다”고 말했다. 풀무원이 가격을 올리자 CJ제일제당과 대상FNF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 설탕값이 1년 전보다 8.4% 내렸지만 코카콜라음료는 지난해 12월 스프라이트 5개 품목의 공급 가격을 평균 7% 인상했다. 동아오츠카도 지난 2년 동안 가격 변동이 없었던 포카리스웨트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는 11일부터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33%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등으로 나뉘는데 최근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이 있어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식량가격지수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식품 가격의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고안한 지수다. 2002~2004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다. 지수가 150이면 비교 시점보다 50% 올랐다는 뜻이다.
2016-02-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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