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제동 건 엘리엇, 시세차익 노리나

삼성물산 합병 제동 건 엘리엇, 시세차익 노리나

입력 2015-06-07 11:27
수정 2015-06-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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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1천457억 평가차익에 현물배당 요구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물산 지분을 ‘경영 참가 목적’으로 늘렸다고 밝혔지만 실제는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 0.3500885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통주의 기준 주가를 합병가액으로 놓고 합병비율을 산출한 결과다.

합병가액은 이사회 결의일 하루 전날인 지난 5월 25일을 기산일로 최근 1개월(4월 27일~5월 22일)과 최근 1주일(5월 19일~5월 22일)의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1일(5월 22일) 종가의 평균을 구한 값이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의 합병가액은 주당 15만9천294원, 삼성물산은 5만5천767원으로 나타났다. 1주당 순자산 가치는 각각 3만9천150원, 8만4천992원으로 산정됐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수익성 악화로 주가가 낮아진 시점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결정, 삼성물산 자산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주주 입장에서 합병을 긍정적 이슈로 보는 시각도 많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합병비율 1대 0.35가 상당히 불균형한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 가치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거나 평가 가치가 달라진다고 가정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건설업종 특성상 자산이 저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식은 자산 효율성으로 놓고 볼 때 소용이 없지만 지주회사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자산 가치가 큰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다소 불만스러운 수준일 수 있지만 합병 이슈 소멸에 따른 악재 해소, 합병을 통한 성장성 제고 등 측면에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이 불공정 문제를 빌미로, 실제로는 시세 차익을 챙기려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평가는 갈수록 증권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증권사의 지주회사 담당 연구원은 “합병 비율이 잘못됐다는 것은 명분일 뿐이고 실제로는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물산의 주가는 엘리엇이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4일 전거래일보다 10.32%(6천500원) 급등했고, 다음날에도 9.50%(6천600원) 올랐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주식 1천112만5천927주(7.12%)를 보유한 엘리엇의 지분 평가가치는 이틀만에 1천457억원이나 불어났다.

또한 엘리엇이 삼성물산 측에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 개정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사실도 드러났다.

엘리엇은 1977년 설립돼 현재는 260억달러(28조8천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소액주주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해 더 높은 주가를 받아내는 ‘바이아웃(buy-out)’ 전략으로 유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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